[CEO+]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

입력 2011-11-21 14:55 수정 2011-11-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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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경영' 진두지휘…무채색 강판에 예술을 입히다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
철은 무겁고 딱딱하다는 이미지가 연상된다. 철강기업의 이미지도 그렇다. 무겁고 딱딱한 무채색의 느낌이다.

하지만 투박한 철강기업을 산뜻하게 바꾸고자 노력하는 CEO도 있다. 바로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이다.

장 사장은 지난해 12월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장 겸 부사장에서 유니온스틸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 41기 출신(1985년 졸업)이지만 경영 면면을 보면 군인 출신의 투박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가 추구하고 있는 ‘컬러경영’ 전략은 자칫 무겁게만 비춰질 수 있는 강판 전문 기업을 색다르게 바꾸고 있다.

◇무채색 철강기업에 색을 입히다=유니온스틸의 지난 1년은 무수한 변화가 있었다. 특히 무겁고 딱딱했던 철강기업 특유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니온스틸을 비롯해 대부분의 철강업체는 군대식 상명하복의 수직적 조직문화 성향이 강하다. 무겁고 보수적인 업종 분위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취임 이후 ‘철강기업은 무겁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부단한 혁신을 시도했다.

유니온스틸의 혁신은 직원들의 작업복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3월까지 유니온스틸의 작업복 상하의는 모두 회색이었다. 작업하기에 편하고 관리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법하지만, 보기에는 꽤나 칙칙해보였다.

지금 유니온스틸의 작업복은 푸른색이다. 가슴 윗부분과 팔 부분은 짙은 하늘색, 나머지 부분은 남색으로 특색을 준 디자인이다. 작업복에 푸른색을 입힌 사람이 바로 장 사장이다. 올해 초 부산공장을 직접 방문한 장 사장은 기업 문화의 일신을 위해 작업복 교체부터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취임 이후 줄곧 ‘컬러 경영’을 주창해왔다. 무엇보다 유니온스틸이 유색 강판을 주로 만드는 업체이기 때문에 기업의 경영에도 색깔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유니온스틸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다양한 색채가 돋보인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은 각각 세 가지 테마로 꾸며져 있다. 메인 화면은 ‘철, 색을 입히다’ ‘철, 꽃을 피우다’ ‘철, 예술을 수놓다’ 등의 테마 이미지가 장식됐다.

처음에는 회색의 무채색 화면이지만, 수채화를 그리듯 표면에 울긋불긋 색깔이 입혀지는 모습이다. 이 화면에는 유니온스틸의 컬러 강판으로 만들어진 각종 제품 이미지를 소개해 철이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아름답게 사용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40대 CEO답게 그의 행적 곳곳에는 젊음이 묻어난다. 일단 명함부터 다르다. 그의 명함에는 QR코드(정보 열람이 가능한 스마트폰 연동 특수 코드)가 찍혀 있다. 철강업계 CEO 중에서 명함에 QR코드를 삽입한 것은 장 사장이 처음이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모습도 젊은 CEO다운 모습이다. 그는 유니온스틸 본사가 위치한 서울 을지로 인근에서 직원들과 종종 식사를 같이 한다. 간혹 장 사장이 직원들을 직접 부르기도 한다. 그 자리에서 만큼은 사장과 부하 직원이라는 격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이야기가 오간다.

매월 셋째 금요일은 ‘패밀리 앤 캐주얼웨어 데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역시 장 사장 부임 이후 생긴 제도다.

이날은 유니온스틸 전 직원이 ‘자율복장으로 출근하는 날’ ‘회식 및 야근이 없는 날’ ‘저녁 회의를 하지 않는 날’ ‘가족과의 약속만 있는 날’로 정하고 있다. 이날만큼은 ‘빨리 출근해서 빨리 퇴근하는 날’로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 오후 4시 50분에 퇴근한다.

◇ ‘틀 깨야 산다’ 경영 혁신 진두지휘=장 사장은 외부로 보이는 기업 이미지 제고 전략 외에도, 경영 내적 측면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유니온스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니온스틸은 지난 10월 프리미엄 컬러 강판 브랜드 ‘럭스틸’을 출범시켰다. 생명이 없던 강판에 예술을 심어 디자인에 활용시킨 획기적 시도다. 실제로 럭스틸을 활용한 다양한 조형 작품도 여러 점 제작돼 연말까지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전시되고 있다.

장 사장은 “B2B(Business to Business)가 아닌 B2D(Business to Designer)의 방식으로 럭스틸을 공급하겠다”고 나서 철강업계 내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독특한 시도를 통해 철강업계 내에서 제몫을 다 하겠다는 그만의 의지가 표현된 부분이었다.

장 사장은 럭스틸을 필두로 2015년까지 명품 컬러 강판 100만톤을 생산하는 등 글로벌 생산량 230만톤 체제를 구축하고 매출액 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장 사장은 밖으로만 보이는 실적의 향상 뿐만 아니라, 경영의 내실도 챙기고 있다. 유니온스틸은 하반기 들어 프로세스혁신 프로젝트(PI)를 새로이 추진하고 있다.

PI는 기존 전사자원관리(ERP),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 생산계획 및 스케쥴링(ASP) 등의 핵심 정보 시스템을 모두 재구축하는 프로젝트다.

PI 추진에는 장 사장을 필두로 한 경영혁신추진실에서 진행하고 있다. 경영혁신추진실은 기존의 경영기획팀이나 경영전략팀과 별개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이 팀에는 동국제강그룹 전략기획실 소속 정보기획팀 전원과 유니온스틸 부산공장 및 본사 각 핵심부서 인원뿐만 아니라 외부 컨설팅 인력까지 200여명으로 구성됐다.

외부 인력을 대거 영입하면서까지 프로세스의 혁신을 강조하는 것은 장 사장의 의지 때문이다. 장 사장은 “발주에서부터 제품 출하까지 기존의 철강업체와는 완전히 다른 프로세스를 정립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철강 산업 환경의 변동 주기가 짧아진 만큼, 오래 전에 구축된 프로세스를 고수하기보다, 과거의 틀을 깨고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PI가 추진되고 있다.

장 사장은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장을 역임하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유니온스틸만의 고유 시스템을 만드는데 공을 다할 계획이다. 새로운 프로세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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