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저가 입찰' 압박에 선택 앞둔 정유사 '속앓이'

입력 2011-11-15 11:2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궁지로 내몰린 GS·SK…출혈 감수 참가 가능성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알뜰 주유소’ 도입이 불투명하다. 15일 오후 3시로 예정된 알뜰주유소 입찰이 임박했지만 국내 정유사들은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알뜰주유소는 정유사들로부터 기름을 대량 공동구매하고, 농협중앙회와 한국석유공사가 일선 주유소에 싼 가격에 공급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이번 입찰 참여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알뜰주유소의 전제는 정유사로부터의 싼 가격의 기름을 공급받는 것이지만, 정부의 공동입찰 추진은 사실상 저가입찰 압박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정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정유사 입장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내키지 않는’ 정유사들, 입찰 당일에도 “검토 중”= 국내 정유사들은 입찰 당일인 15일 오전까지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정유 3사는 여전히 “아직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오일뱅크만 알뜰주유소 입찰과 관련해 불참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굳이 수익이 나지 않는 내수시장에서 출혈을 하면서까지 입찰에 참여할 필요가 있는 지 의문”이라며 “하지만 정부가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이 입찰에 참여하는 정유사가 나타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유업계에선 정유 3사 중 입찰 가능성이 가장 큰 업체로 GS칼텍스를 지목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009년부터 농협주유소에 물량을 공급해오고 있다. 다른 정유사와 달리 이번 입찰을 따내지 못하면 공급량이 대폭 줄어들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경제성에 의해 판단, 결정한다는 입장 그대로다”며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SK에너지도 최근 최태원 회장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과 관련해 입찰 부담을 느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에 큰 약점을 잡힌 상황에서 SK에너지가 경제성을 제쳐두고 어쩔 수 없이 입찰에 참여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SK에너지 관계자도 “다른 요인과 연결짓지 않고 사업성 등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지근한 반응에도 정부 “정유사 참여 문제 없다”확신= 정유사들의 이 같은 미지근한 반응에도 정부는 입찰 참여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지식경제부는 이번 입찰 이외에도 월말까지 한두 차례 더 추가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유찰될 경우 긴급공고를 통해 추가 입찰을 실시하고, 지역별 쿼터제를 도입하는 등 정유사들을 위한 정책도 고안 중이다. 정유사들의 미지근한 반응에도 알뜰주유소를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입찰을 주관하는 농협 역시 정유사들의 참여를 100% 확신하고 있다. 농협 유류사업팀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이번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만약 우리가 생각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면 이후 다른 대책을 세우고 시정할 것”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이 같은 정부의 정책 추진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시작단계인 입찰부터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과거 100원 할인 때도 소통 없이 이런 식으로 진행됐지만 결국 실효성 없이 끝나지 않았나”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또 다시 정유업계에 시련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계와의 소통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하루 한 시간도 못 쉰다…우울한 워킹맘·대디의 현주소 [데이터클립]
  • 밀양 성폭행 사건 재조명…영화 ‘한공주’ 속 가해자들은? [해시태그]
  • [위기의 빈 살만] ① 네옴시티, 신기루인가...끊이지 않는 잡음
  • LTE 요금제, ‘중간’이 없다…같은 요금에 5G 6GBㆍLTE 250MB 데이터 제공
  • ‘20살’ 종부세 개편 초읽기…"양도·취득세까지 대개조 나서야" [불붙은 부동산세제 개편①]
  • 매크로 이슈 속 널뛰기하는 비트코인, 6만9000달러 선에서 등락 거듭 [Bit코인]
  • 엑소 첸백시 측 긴급 기자회견 "SM엔터 부당한 처사 고발"
  •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여동생이 올린 글…판결문 공개 원치 않는다
  • 오늘의 상승종목

  • 06.1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7,007,000
    • -0.71%
    • 이더리움
    • 5,135,000
    • -1.17%
    • 비트코인 캐시
    • 651,000
    • -1.21%
    • 리플
    • 696
    • +0%
    • 솔라나
    • 223,300
    • -0.27%
    • 에이다
    • 625
    • +0.64%
    • 이오스
    • 996
    • -0.2%
    • 트론
    • 163
    • -0.61%
    • 스텔라루멘
    • 140
    • +0.72%
    • 비트코인에스브이
    • 77,700
    • -2.39%
    • 체인링크
    • 22,320
    • -0.8%
    • 샌드박스
    • 583
    • -0.5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