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베를루스코니에 보낸 충고는?

입력 2011-11-1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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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임을 앞둔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정치적 진로에 대해 `충고'하는 편지 형식의 글이 이탈리아 유력 시사잡지 리메스(Li Mes)에 게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메스의 동북아 문제 전문가 프란체스코 시치는 베이징발 칼럼에서 "최근 이탈리아에 갔을 때 정부 관계자로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베를루스코니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건네받았다"며 편지 전문을 게재했다.

시치는 서두에 "편지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진짜일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되지만, 어쨌든 이탈리아와 세계의 위기에 대한 독특하고도 흥미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각하께'로 시작되는 이 편지는 비꼬는 어투로 "나는 당신이 이탈리아를 어떻게 지금의 위대한 자리에 올려놓을 수 있었는지 부럽고 존경스럽다"며 "나는 수십년 동안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첫 문장을 적고 있다.

편지는 이어 "이탈리아는 지금 매우 약하지만 오늘날의 세계 경제 시스템을 폭발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뇌관"이라며 "이탈리아가 디폴트에 빠지면 구대륙을 새롭고 깊은 경기침체에 빠트릴 것이고 미국 경제회복도 어렵게 만들어 세계경제 전체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썼다.

또 "그리스 총리가 지난 3일 (2차 구제금융안) 국민투표를 철회한 지금 이탈리아만이 유일하게 세계경제의 붕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는 막중한 책임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를 협박할 수 있는 중대한 기회"라고 비꼬았다.

편지는 또 "나는 수십년 동안 `돈을 주지 않으면 도쿄에 미사일을 쏘고 서울과 가까운 곳에서 핵실험을 할 것이며 미국 선박을 폭파시키겠다, 그것도 안되면 북한주민들을 굶기겠다'고 일본과 한국, 미국, 중국을 협박해왔지만 불행히도 별 소득이 없었다"며 "그러나 당신은 카드만 잘 쓰면 전세계를 협박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부추겼다.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강력한 이탈리아 지도자를 원치 않기 때문에 당신을 권좌에 그대로 두고 싶어할 것"이라며 "도덕성 시비 따위는 염려하지 말라"고도 썼다.

편지는 "물론 많은 적들이 당신의 머리가죽을 벗기려 할 테고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다 보면 떨어질 위험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며 "행운을 빈다...김정일 장군으로부터"라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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