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의 이유 있는 ‘결정’

입력 2011-11-10 09:25 수정 2011-11-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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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대량구매 입찰 불참 선언… 단순한 사업구조 수익 보전 어려워

현대오일뱅크가 오는 15일로 예정된 알뜰주유소 대량구매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원유를 수입, 정제해 수출하거나 주유소에 판매하는 단순한 사업구조여서 지금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면 채산성을 맞출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오일뱅크 김병섭 영업본부장은 10일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공동 추진하는 알뜰주유소 대량구매 입찰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병섭 본부장은 “대산공장의 생산수급과 현재 판매 규모, 물류시설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심사숙고 끝에 불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존 주유소 및 대리점 고객들과의 신뢰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제사업 만 영위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의 단순한 사업 구조도 이번 입찰 불참 선언의 이유가 됐다. 현대오일뱅크는 내수 경질유 시장 점유율이 20% 수준으로 3위이지만, 석유제품 생산은 최하위권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및 윤활기유 사업 등 사업다각화가 이뤄져 있어 정제사업 이외의 사업에서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는 구조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우리는 타 정유사들과 달리 사업다각화가 안돼 있어 알뜰주유소 저가입찰에 참여하면 손해가 막심해진다”면서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과징금, 2분기 100원 할인 등 손해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불참을 선언했다”고 토로했다.

실제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률은 은행 이자율에도 못 미치는 2% 미만로 알려졌다. 또한 담합 관련 공정위 과징금으로 1000억여원의 과징금을 냈고, 지난 2분기엔 100원 할인 정책으로 인해 약 10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한 바 있다.

정유업계는 현대오일뱅크의 돌발 불참 선언에 대한 정부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공식적으로는 알뜰주유소의 비합리성을 지적하면서도 정부 눈치 때문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측은 일단 오는 15일까지 신중히 검토해 입찰에 응할 것인지 결정한다는 입장이고, GS켈텍스 측은 오로지 경제성에 의해서 판단,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제살 깎아먹기를 강요하는 저가 입찰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지 모르겠지만 초기단계부터 알뜰주유소가 삐걱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효과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대표적인 전시행정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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