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수능 출제위원들 32일만에 ‘집으로’

입력 2011-11-10 07:56 수정 2011-11-1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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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이 끝나면 출제위원들도 수험생처럼 해방된다. 이들은 10일 오후 5시35분 2012 대입수능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림과 동시에 창살없는 감옥에서 ‘석방’돼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10일 수능출제위원회 등에 따르면 2012 수능출제위원들은 지난달 10일 강원도 모처의 한 콘토미니엄에서 수능 당일까지 32일 동안 합숙하며 문항을 출제했다. 이들은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채 삼엄한 보안 속에 합숙 생활을 감내해야 한다.

출제 기간에는 가족을 비롯한 외부와의 연락이 일절 허용되지 않는다. 휴대전화는 물론 이메일과 팩스, 편지 등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기본이고 합숙소에서 사용한 종이, 휴지 등은 외부로 반출되지 않는다. 이들이 투숙한 콘도 건물도 외부와 격리하기 위해 주변을 펜스로 둘러싸고 그 위에 그물망까지 씌우기도 한다. 바깥에는 ‘내부 수리중’이라는 표지판을 내건다.

출제 기간 동안 가장 최우선하는 가치는 누가 뭐래도 ‘보안’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등 극히 예외적인 사유가 생겨도 일단 합숙소에 들어온 이상 도중에 떠날 수는 없으며 보안요원이 동행한 가운데 잠깐의 외출만 허용된다. 다만 임신 사실을 모르고 들어왔던 출제위원이 건강 이상으로 긴급 교체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출제위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교통 통제가 이뤄지는 등 국가적 규모의 시험인 탓에 출제위원들의 부담감도 클 수밖에 없다. 또 출제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면 시중에 나와있는 입시학원이나 사설 출판사의 참고서나 문제집 수천 권을 일일이 뒤져 비슷한 문항이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올해의 경우 시험을 이틀 앞둔 8일 출제위원 이모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국가가 관리하는 대입 시험 역사상 출제위원이 출제본부에서 사망한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제위원들이 받는 수당은 하루 30만원으로 합숙기간 전체를 합치면 1천만원 가까운 수당을 받는다. 적은 돈이 아니지만 출제위원이 감내해야 하는 희생과 고통도 크다. 1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 투입된 인원은 출제위원 307명, 검토위원 190명, 보안요원과 의사, 간호사를 비롯한 각종 관리인력 196명 등 무려 693명에 이른다.

출제위원 위촉 과정도 철통같은 보안 속에 진행된다. 만의 하나 있을지 모를 부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시험이 끝날 때까지 누가 위촉됐는지는 비밀에 부쳐진다. 교수 또는 교사가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사실도 자신과 해당 학교의 총장 또는 교장만 알아야 하며 출제위원들은 위촉 사실을 발설하지 않고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서약서까지 쓴 뒤 합숙 장소로 입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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