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비극] 下. 리더십 없는 일본, 정치도 불안

입력 2011-11-04 08:29 수정 2011-11-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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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일본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회복을 시도하던 경제는 태국 홍수 사태로 다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엔화 가치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일본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잃어버린 10년’으로 상징되는 일본 경제의 위기가 나아지기는커녕 악화일로다. 3회에 걸쳐 일본 경제를 긴급 진단하고 현안을 분석한다)

上. 태국 홍수로 ‘더블 펀치’...日 경제 돌파구가 없다

中. 슈퍼 엔고 시대...주식회사 일본 ‘휘청’

下. 리더십 없는 일본, 정치도 불안

일본 경제가 출구를 못찾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8월30일 취임한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제 95대 총리다.

내각제가 도입된 1885년부터 계산하면 1년4개월 만에 한 번씩 총리가 바뀐 셈이다.

1년이 멀다 하고 총리가 바뀌는 리더십 부재가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에 부담을 주고, 이는 다시 정치를 압박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8월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한 이유 중 하나도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장기 침체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엔화 강세와 대지진, 여기에 태국 대홍수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기업들은 기록적인 수준의 엔고를 견디다 못해 해외 이전을 서두르면서 산업 공동화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여야의 불협화음으로 대지진 피해복구와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노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최근 아시히신문 조사에서 48%, 내각 출범 당시인 9월 2~3일 조사 때의 53%에 비해 5%포인트 낮아졌다.

경제 규모에서 세계 3위로 밀려난 일본의 리더십은 국제 무대에서도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대표적 예가 9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다.

당시 노다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35분간 가진 회담에서 시종 저자세로 일관했다.

이 사실이 일본 국내에 전해지면서 노다 총리는 한 동안 정가의 놀림감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는 취임 당시 자신을 ‘미꾸라지(일본어는 도조)’에 비유하면서 “미꾸라지처럼 촌스럽게 국민을 위해 땀 흘리며 정치를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취임 3개월을 맞는 지금 미꾸라지 정신은 온데간데 없다. 산적한 정치적 과제 앞에 당황한 기색만 역력할 뿐이다.

현재 노다 총리는 이달 12~13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까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놓고 힘겨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 집행부는 총리의 방침에 따라 TPP에 대한 내부 의견 수렴 절차를 밟고 있지만 찬성파와 반대파의 갈등이 첨예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찬성파는 20년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살리고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TPP를 해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반대파는 농업이 괴멸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악화하는 당 분열을 조율할 수 있을지 여부는 노다 총리의 몫이다.

전문가들은 리더십 회복과 여야 화합을 전제로 한 일관된 국정 운영이 국제사회에서 추락한 일본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열쇠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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