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농협 최원병 회장의 이중성

입력 2011-10-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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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받을 땐 책임자고 처벌을 받을 땐 책임자가 아니다?”

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의 얘기다. 최 회장이 또다시 도마에 오른 것은 농협법 개정을 위한 수훈 대상에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금탑산업훈장은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뚜렷한 사람에게 주는 최고 영예의 산업훈장이다. 언뜻 농협중앙회를 이끌어온 최 회장이 받는 것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불과 6개월 전으로 되돌아가 보면 최 회장의 이중잣대를 볼 수 있다. 6개월전인 지난 4월은 농협에서 사상 최악의 금융전산망 마비사태가 빚어졌을 때다.

당시 최 회장은 “비상임이라 업무를 잘 모르고 한 것도 없으니 책임질 것도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이채관 전무이사가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금융감독원의 징계에서도 최 회장은 빠졌다. 최 회장이 IT부문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한 법적인 책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벌받는 데선 빠지고 상받는 데선 최고상을 받는 모양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욱이 금탑산업훈장 수훈이 결정됐는데도 농협에선 쉬쉬했다. 농협 관계자는 “기념식에 손님을 초청해놓고 주인(최원병)이 받는 것이 맞지 않다고 판단해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상은 연임을 노리는 최 회장에게 부담이 됐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포항 동지상고 동문인 최 회장의 임기는 오는 12월이면 끝난다. 그러나 농협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연임을 위해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결국 농협중앙회장 재선을 노리는 최 회장에게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선거 이후로 미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농협 회장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대외적으로 농협을 대표하는 말그대로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실제로는 상근직과 다름없는 다양한 업무에 관여하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그만큼 투명해야 하는 자리다.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라도 최 회장 스스로가 이중잣대 속에 숨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서 의혹을 해소해야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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