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끝장토론' 팽팽한 대립속 마무리

입력 2011-10-22 15:4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끝장토론' 마지막 날인 22일, 찬반 양측이 격론을 벌인 가운데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끝을 맺었다.

FTA 협정에 포함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놓고 찬성측은 양국의 투자자를 보호하는 조치로 공공정책의 자율성을 침해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 반면 반대측은 정부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보호정책 등이 미국 투자자의 소송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 측인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투자자·국가소송의 문제는 공공의 영역에 사법이 개입한다는 것"이라며 "건강보험에서 암을 100% 보장하게 되면 민간의 암 보험이 필요 없어지고 미국 보험사가 건강보험을 제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장은 "FTA를 꼭 하고 싶다면 ISD는 빼고 하라"고 주장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남희섭 변리사도 "헌법에 중소기업 보호는 국가의 의무이고 경제 민주화를 위해 국가가 개입한다고 돼 있다.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고유업종도 지정한다"며 ISD로 인해 이런 정책이 제약을 받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이에 대해 "환경과 보건 등 44개 분야에서 (ISD가) 포괄적으로 유보돼 있다"며 "정부가 포괄적인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건강보험이 ISD 제소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정 원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들 가슴에 그렇게 안 되는 논리로 불을 지르면 안 된다"면서 "협정문에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은 제외된다고 명시돼 있다. 토론이 될 수 있는 다른 주제를 들어달라"고 지적했다.

반대측은 투자자가 소송을 제기했을 때 판결을 내리는 중재단의 구성도 미측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3인으로 구성되는 중재단은 양국이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양측의 협의로 결정하게 돼 있다. 협의가 원활하지 못하면 나머지 1명은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 사무총장이 추천하게 됐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는 월드뱅크 산하기구로 월드뱅크 총재는 주로 미국 사람이 맡는다"며 "이 센터의 사무총장이 지명한 제3의 중재인이 참여한 재판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그러나 "중재단은 협정문을 가지고 판결하는 것"이라며 "그런 것까지 편파적으로 돌아가리라 의심하는 것은 편향된 시각"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의원들의 격론도 이어졌다. 여당 의원들은 ISD가 오히려 우리나라에 유리한 제도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고, 반대측은 ISD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므로 반드시 재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ISD제도는 5년전 노무현 정부 때와 같은 것"이라며 "최근 한국의 대미 투자 액수가 미국의 한국 투자 액수보다 2.5배 더 많아. ISD는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기준 의원도 "2007년 원 협정과 현재의 ISD 제도가 바뀐 것이 없는데, 당시 이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협정을 끝냈다는 말"이라며 "다만, ISD는 미국이 막강한 힘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미국에 일방적으로 희생당하지 않게 할 필요는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ISD는 우리에게 이득이 된다고 하는데 이는 경쟁 지상, 미국 지상, 신자유주의 지상주의"라며 "월가 붕괴 후 전 세계에서 각성하고 있는데 과거 논리를 갖고 미국을 따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큰 손 美 투자 엿보니 "국민연금 엔비디아 사고vs KIC 팔았다"[韓美 큰손 보고서]②
  • 개인정보위,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 부과
  • 강형욱, 입장 발표 없었다…PC 다 뺀 보듬컴퍼니, 폐업 수순?
  • 지난해 가장 잘 팔린 아이스크림은?…매출액 1위 공개 [그래픽 스토리]
  • 항암제·치매약도 아닌데 시총 600兆…‘GLP-1’ 뭐길래
  • 금사과도, 무더위도, 항공기 비상착륙도…모두 '이상기후' 영향이라고? [이슈크래커]
  • "딱 기다려" 블리자드, 연내 '디아4·WoW 확장팩' 출시 앞두고 폭풍 업데이트 행보 [게임톡톡]
  • '음주 뺑소니' 김호중, 24일 영장심사…'강행' 외친 공연 계획 무너지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309,000
    • +0.1%
    • 이더리움
    • 5,289,000
    • +2.78%
    • 비트코인 캐시
    • 699,500
    • +0.43%
    • 리플
    • 728
    • -1.22%
    • 솔라나
    • 243,600
    • -1.81%
    • 에이다
    • 661
    • -1.34%
    • 이오스
    • 1,168
    • -0.51%
    • 트론
    • 164
    • -2.96%
    • 스텔라루멘
    • 152
    • -1.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150
    • -2.3%
    • 체인링크
    • 22,970
    • -0.43%
    • 샌드박스
    • 630
    • -1.5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