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양극화 해법 머리 맞대야

입력 2011-10-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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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부국장겸 여론독자부장

글로벌금융의 중심지 미국 뉴욕 맨해튼 월가에서 시작된 반(反)월가 시위가 한달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80여개국 1500여 도시에서 동조시위가 벌어져 세계적인 핫 이슈로 부각됐다.시위도 점차 격화되는 양상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백명이 연행되고 로마에선 수년래 최악의 거리 폭력을 불렀으며 부상자만도 135명에 달했다.

지구촌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형국이다. 가뜩이나 유럽재정위기로 세계경제가 침체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인데 걱정이 아닐수 없다.

청년실업과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면서 촉발된 이번 ‘분노의 시위’는 월가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돈 잔치’에 시위대 분노의 물결이 들불처럼 급속히 번져가고 있다. 오는 23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때 시위가 다시 불붙을 것으로 예고돼 고비가 될 전망이다.

반 월가 시위는 강건너 불구경 하듯 남의나라 일이 아니다. 1% 남짓한 소수가 이익을 독식하는 월가와는 비교될 수 없지만, 청년실업과 양극화 현상 등 우리경제가 처한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각종 수수료 수익을 포함 올 연말에 사상 최대인 20조원의 순익을 거둬 들여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한다. 2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상반기에 카드사들의 가맹점수수료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18.6% 급증한 4조957억원을 거둬 들였다.보험사들도 보험료율 담합 등 탐욕과 불법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렇게 번 돈을 흥청망청 돈잔치를 벌여 오므로써 월가의 분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무려 160조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쏟아부어 살려낸 금융권이 서민을 상대로한 수익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금융권 탐욕’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게 당연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행히도 지난 15일 열렸던 ‘반 금융자본’ 규탄시위는 큰 불상사 없이 마무리 됐다지만 상황을 예사롭게 넘길 문제는 아니다.

카드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기 위해 18일에는 음식점 주인들이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주유소 업주들도 오는 20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달말에는 영세 자영업자등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금융권을 규탄하는 거리시위가 예고돼 있다.우려하지 않을수 없다.

지구촌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반 월가 시위가 우리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

경제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금융권이 자성하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 해소와 사회적 약자 배려에 적극 나서야 할때라고 충고하고 있다. 아울러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려 금융권이 배당잔치를 벌일 게 아니라 충당금을 쌓아 금융위기에 대처함은 물론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를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황을 심각히 인식,금융당국도 긴급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금융당국은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의 높은 급여와 배당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회사들도 배당자제와 유보금확충, 가맹점 수수료인하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는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그러나 매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처방으론 근본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정치논리로 풀 문제는 더 더욱 아니다. 오히려 법과 제도를 뜯어 고쳐 불합리한 금융 체계를 개선시키는 것이 급선무 일 것이다.

올들어 소비자 물가는 9개월째 4%대의 고공행진을 지속, 서민들과 영세상인들의 고통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양극화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정부는 물론 사회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빈부격차ㆍ청년 실업 등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묘안을 짜내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반 월가 시위가 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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