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99%의 분노'가 원하는 것

입력 2011-10-17 11:08 수정 2011-10-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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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월가에서 시작한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시위가 지구 한바퀴를 돌아 여의도까지 상륙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시위대는 ‘1%에 맞서는 99%’라는 구호를 외치며 금융자본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월가의 시위가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에 번질 수 있었던 것은 신자본주의를 이끄는 부자들의 탐욕이 수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득 하위계층) 99%”라는 대표 구호는 고소득층과 중산ㆍ서민층 간의 반목이 극에 달했다는 것도 암시한다.

금융위기 이후 3년이 지난 현재 실업률 증가 등으로 삶의 질이 팍팍해지면서 신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했고, 이것이 대표적 고소득업종의 금융권을 타겟으로 폭발한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반응일지 모른다.

미국 리먼사태 이후 각국 정부는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대다수 기업들과 경영자들은 하위계층을 포함한 소위 99%의 납세자들에게 빚을 졌다. 하지만 이들은 책임은 커녕 오히려 여전히 고액 연봉과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등 탐욕스러운 모습만 보여줬다.

월가 시위가 전세계로 번져나간 것은 신자본주의 체재아래 부(富) 취하고 있는 가진자들의 탐욕에 대한 분노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자본주의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는 인정하지만 양극화를 극대화 시키며 돈잔치를 벌이고 있는 1%에 대한 분노일 뿐이다.

누구도 시장 자유 경쟁을 중심으로 한 신자본주의가 종말을 맞이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중산층과 서민들로 구성된 99%. 이번 시위를 공감하는 대다수 중산층과 서민들은 새로운 자본주의로의 변화를 원한다. 상위 1%는 이같은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구를 집어삼킨 신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을 강건너 불보 듯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1%가 99%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식하고 부(富)을 나누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반월가 시위와 같은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이 수그러든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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