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금융위기 전보다 심각…최악 경우 부도사태

입력 2011-10-17 11:01 수정 2011-10-17 11:2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현금 확보 총력…돈줄 막힌 일부 中企는 사채시장까지 기웃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감에 국내 기업들이 ‘내실 다지기’에 돌입하며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금융시장이 흔들릴 경우 기업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최악의 경우 부도사태까지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이에 대기업들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을 늘리면서 현금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들은 막대한 이자부담에도 불구하고 사채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대기업 현금확보 박차=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일 기준 83개 대형 상장사의 올해 연간 현금흐름 시장평균 예측치는 7월 말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이에 대기업들은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을 서두르며 현금확보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회사채 발행액은 30조92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1% 증가했으 같은기간 증권사들을 통한 기업들의 CP 발행잔액 역시 63조7489억원으로 35%나 급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회사채 및 CP발행을 늘리면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차입 비용이 비싸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2008년 이후 신용등급 AAA인 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의 현금보유비율이 답보 상태이거나 되려 낮아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용등급 AAA인 기업의 현금보유비율 중앙값은 금융위기 이후인 2009∼2010년 5.9%로 2002∼2007년보다 0.9%포인트 줄었다. 같은기간 BB등급(0.2%포인트), B등급(5.5%포인트) 역시 상황이 악화됐다.

특히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S&P가 실적악화로 재무상태가 나빠진 LG전자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한 것이 이같은 우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황인덕 평가기획실장은 “단기적으로 기업의 생사를 좌우하는 것은 유동성 위험 관리 능력”이라며 “만약 위기 확산 국면에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부도 또는 워크아웃을 겪거나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中企, 대출·증자·IPO 모두 ‘막혔다’=그러나 더 큰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감에 은행권이 중기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8월말 현재 65조2335억원으로 전월대비 0.20% 줄어든 가운데 신한은행(-0.83%), 우리은행(-0.76%), 하나은행(-0.19%), 외환은행(-1.82%) 등도 모두 감소했다.

주식시장 급락으로 유상증자 및 기업공개(IPO)까지 막혔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유상증자 규모는 지난 8~9월 13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 2162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또한 올 초부터 9월까지 코스닥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업체는 전년동기대비 47% 줄어든 27곳에 그쳤다.

이처럼 자금줄이 말라버린 중소기업들은 사채시장까지 기웃거리고 있다.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일부 중소기업들이 사채시장 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의 근본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진퇴양난’은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금융시장이 안정되면 대기업은 채권, 주식 발행 등으로 자금회복이 가능해 결국 현금흐름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중소기업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종합] 나스닥, 엔비디아 질주에 사상 첫 1만7000선 돌파…다우 0.55%↓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나스닥 고공행진에도 웃지 못한 비트코인…밈코인은 게임스탑 질주에 '나 홀로 상승' [Bit코인]
  • '대남전단 식별' 재난문자 발송…한밤중 대피 문의 속출
  • ‘사람약’ 히트 브랜드 반려동물약으로…‘댕루사·댕사돌’ 눈길
  • '기후동행카드' 150만장 팔렸는데..."가격 산정 근거 마련하라"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10:35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695,000
    • -1.26%
    • 이더리움
    • 5,313,000
    • -1.14%
    • 비트코인 캐시
    • 648,000
    • -3.64%
    • 리플
    • 728
    • -1.36%
    • 솔라나
    • 232,600
    • -1.61%
    • 에이다
    • 635
    • -1.7%
    • 이오스
    • 1,119
    • -3.45%
    • 트론
    • 153
    • -1.92%
    • 스텔라루멘
    • 149
    • -1.9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650
    • -1.48%
    • 체인링크
    • 25,310
    • -2.24%
    • 샌드박스
    • 619
    • -2.3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