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왜 동결 했나

입력 2011-10-13 10:08 수정 2011-10-1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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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보다 세계경제 불안에 비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내 세계 경제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한은의 금리정상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가 시장의 예상데로 연 3.25%로 동결됐다.

◇경제 불확실성, 금리 동결 배경= 기준금리가 동결된 배경은 무엇보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이란 분석이다. 슬로바키아 의회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안을 부결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유로존 17개 회원국이 그리스 재정위기 해법을 끝까지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은 커졌다.

슬로바키아 의회가 오는 14일 EFSF 확충안을 통과시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그리스의 만성적인 재정적자는 돈을 푼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시행해야 하지만 그리스 공공노조는 대규모 파업을 벌이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유로존 경제의 불안 요인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셈이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금리 동결의 가장 큰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의 더블딥(경기 재침체) 가능성도 금리동결을 이끌었다. 지난 12일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2명 이상의 위원이 3차 양적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근 경제상황은 ‘상당한 불안정성’에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도 이달 금통위에 내년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진 경제전망을 보고했다. 금통위원들이 금리를 동결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선임연구위원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은행권 등의 신용위기로 전이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돼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준금리 정상화 기조 끝났다”= 이번 금리 동결로 금리정상화 기조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거시경제팀장은 “대외개방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기준금리 결정이 글로벌 이슈에 묻어갈 수 밖에 없다”며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은 끝났다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도 발빠르게 반응했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 11일 0.06%포인트 내린 3.42%에 마감하며 기준금리와의 격차를 줄였다. 기준금리 동결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중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재형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영국 중앙은행(BOA)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국내 물가가 한은의 예상데로 안정된다면 내년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세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 행진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하했다. 올해 들어 브라질과 터키, 러시아, 파키스탄이 금리를 인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ECB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CB가 불을 지피면 한은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물가는 어쩌나= 기준금리 동결로 물가정책이 어려운 과제로 등장했다. 9월 생산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5%대에 진입했지만 물가가 안정됐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공산품의 물가 상승세는 되레 높아져 원자재가격 상승의 2차 파급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HSBC는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은 한국경제의 잠재적인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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