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한국경제]⑪살아남은 저축은행 생존 해법

입력 2011-10-1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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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줄이고 수익구조 다변화로 새 먹거리 찾아야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한때 예금인출 사태가 우려됐던 토마토2저축은행. 고비를 넘긴 토마토2저축은행은 현재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토마토2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 오후 4시 예금 인출액이 61억원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하면서 평상시 수준으로 돌아섰다. 우려했던 뱅크런으로 영업정지 사태까지 가는 일은 없었다.

금융당국은 이로써 올해 1~2차에 걸친 금융당국의 구조조정은 일단락 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연말까지 저축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는 없기 때문에 당분간 영업정치 조치가 나올 수 없다는 것. 또한 영업정지 1주일 동안 우려했던 뱅크런(예금인출 사태)은 발생하지 않아 안정적인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살아남은 저축은행의 먹거리 대책과 새로운 생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한 금융당국은 검사방식의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해 좋은 평가도 받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남겼다.

부실을 대부분 털어냈다며 내놓은 금융당국의 결과물에 여전히 부실징후가 포착되는가 하면, 단기처방에 따른 수익성 악화, 먹거리 대책 없이 강화된 규제 등 저축은행 업계 형편은 그리 좋지 않다.

금융당국은 당초 대형저축은행과 중소형저축은행을 묶어 연말까지 종합검사를 차례로 실시한다는 하반기 2차 구조조정을 준비했다. 하지만 강도 높은 검사가 예고되면서 첫 검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저축은행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자 대규모 뱅크런 조짐까지 우려됐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전략을 바꿔 유례없이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회계법인 인력 총 338명이 투입해 이미 상반기에 검사를 마친 저축은행을 제외한 85개 저축은행 검사에 나선 것. 우리나라 금융감독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경영진단은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전체 저축은행 검사에 대대적으로 나서면서 시장 불안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조원이 넘는 대형저축은행과 1조원이 넘는 중대형 저축은행들까지 여지없이 정리되면서 대형저축은행들도 더 이상 안전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돌았다.

이에 따라 규모를 키우던 대형저축은행들의 수익성 확보를 위한 생존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용·담보대출 적절한 분산 절실=그동안 저축은행들은 앞다퉈 부동산PF 대출을 필두로 규모 확대경쟁에 나섰다. 저축은행들의 총 자산은 2008년 12월 69조원에서 지난해 12월말 86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대형저축은행들은 대부분 부동산PF 대출이 50%가 넘을 정도로 쏠림현상이 심했다. 결국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부동산PF 부실이 증가하면서 저축은행의 부실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불법 SPC 등을 통해 부동산PF 대출이 80~90%까지 고위험 고수익만을 쫓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일부에서는 서민금융기관의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와 함께 저축은행 존립 이유없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에 따라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저축은행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부실을 키운 것은 무리한 자산확대 경쟁에서 비롯됐다”며 “저축은행의 본연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까지 자산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퇴출리스트에서 살아남은 대형저축은행들의 경우 계열사 및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자산과 내부조직 축소를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6월말 저축은행 총 자산은 77조2000억원으로 2010년 말 86조8000억원 대비 11.0%(9조6000억원)가 감소했다.

또한 부동산PF 대출에 편중됐던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 여신은 서민대출, 주택담보 대출, 중고차 담보 대출 등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을 적절하게 분산하고 일정부분 NPL(부실채권) 매각, 유가증권 투자 등으로 수익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대외적으로 어떤 위험이 발생하지 모르기 때문에 적절한 여신포트폴리오 분산으로 리스크를 헤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주주 리스크에도 적절한 대비=또한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검사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이어서 이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최근 영업정지 저축은행은 대부분 대주주의 불법 대출 등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문제였다는 것. 이에 이에 금융당국도 대주주 적격성을 대폭 강화하고 지속적인 심사를 통해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등의 조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에 국회 정무위 회의에서 김석동 위원장은 “행정적, 사법적 제재 수준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올해 하반기부터 적격성 심사를 엄격하게 운영해 부적격 대주주를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주주가 영업에 최대한 관여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영업정지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대주주의 불법 대출 및 부실 경영이 문제가 된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대주주가 퇴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대주주가 경영에서 철저하게 분리될 수 있는 방안도 스스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제도적으로 새 먹거리 마련해줘야=저축은행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에서 저축은행들이 서민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줘야 한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서민금융기관 본연의 기능을 살리기 위한 먹거리 방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저축은행이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대부업체의 우량 신용등급 고객과 은행권에의 저신용등급 신용대출 고객을 대상으로 저축은행업계 만이 영업을 영위할 수 있는 중간 부문의 신용대출 시장을 마련해주는 방안도 이야기 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서민금융기관으로 고유 먹거리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일정부문 저축은행만이 취급할 수 있는 고유 시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은행과 대부업체의 중간 영역을 확보해주는 것도 주요 먹거리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경기도 살아날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 부실한 부동산PF를 자산관리공사(캠코)에 4차례에 걸쳐 7조3863억원을 매각했다. 또한 지난 3차례에 걸쳐 매각한 부동산PF에 대한 만기를 연장해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충당금 적립 등으로 건전성은 더욱 악화된다. 또한 만기가 되면 부실 PF를 저축은행들이 되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어 부동산 경기 개선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지금의 부실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부동산PF를 제값받고 정리할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업계에서는 펀드 판매 허용, 카드 영업 허용 등 새로운 수익원에 대해 당국이 지원해주길 원하고 있지만 당국에서는 이같은 영업확대를 원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중고차 등 서민금융을 할 수 있는 자동차할부 등 일부 할부금융업 등을 허용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민금융 영역에서 저축은행이 최대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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