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캡틴]김철민 터키 포스코-TNPC 법인장

입력 2011-10-05 12:02 수정 2011-10-0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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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제품으로 틈새공략…유럽車강판시장 뚫었죠"

“자동차용 고급강판을 이곳으로 들여와 발주처가 요구하는 규격대로 가공하는 것이 포스코-TNPC의 주된 역할입니다. 고객사는 이곳 터키에 진출해있는 완성차 메이커이며, 터키는 자국 메이커는 없지만 웬만한 자동차 메이커가 모두 진출해 있어 시장 규모도 꽤 큰 편입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260㎞ 떨어진 하사나가(Hasanaga) 공단. 이곳에는 포스코의 유럽 첫 자동차강판 전문 가공센터인 ‘포스코-TNPC(Turkey Nilufer Processing Center)’가 들어서있다.

지난해 10월 준공해 가동 1년을 맞은 이곳 가공센터를 이끌고 있는 사령탑은 김철민 법인장. 포스코 해외영업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던 그는 지난해 준공에 맞춰 이곳 법인장으로 취임했다.

◇공장 준공 2분기 만에 흑자경영 전환=터키는 자동차 나라다. 자국 브랜드는 없지만 북미와 중국에 맞먹는 유럽시장을 겨냥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대부분이 진출해 있다.

손재주가 좋고 꼼꼼한 국민성 덕에 전통적으로 전자와 자동차 회사들이 현지 공장을 설립해 왔다. 서유럽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임금 대비 생산성이 뛰어난 것도 다국적 기업의 터키행을 부추겨왔다.

지난 9월말 찾은 포스코-TNPC의 분위기는 한 마디로 “깔끔하다”였다. 사무동과 작업동, 복지관으로 나뉘어있는 이곳 공장은 3만2000㎡(약 9600평) 부지에 들어서 있다. 이곳에 한국에서 파견된 5명 안팎의 포스코 직원을 비롯해 30여명의 현지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김철민 법인장은 준공 1년에 맞춰 이곳을 방문한 기자를 반가운 얼굴로 맞았다.

“터키 북서부에는 글로벌 차회사들의 생산거점이 집중돼 있습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들은 내수는 물론이고 유럽 전역으로 팔려 나갑니다. 그만큼 자동차용 고급강 수요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고, 포스코가 이곳에 가공센터를 세운 것도 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입니다.”

김 법인장의 말대로 터키 북서부는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의 핵심생산 기지로 각광받고 있다.

▲롤 형태로 들여온 자동차용 고급강판을 펴고 발주처가 원하는 규격에 맞춰 가공하는게 포스코-TNPC의 임무다. 사진은 가공작업중인 강판 프레스.
“이곳 공단이 자동차 강판 가공공장을 세우기에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이 연결되는 고속화 도로가 잘 갖춰져 있고, 항만이나 기타 인프라도 탄탄합니다.”

김 법인장은 1년 전인 가동 초기에 겪었던 어려움도 토로했다. 현지 자동차 생산법인들의 고집스러운 규칙 때문이었다.

“이곳 자동차 메이커와 철강시장 자체가 굉장히 배타적입니다. 예를 들어서 하나의 차종을 개발하면 이 차가 단종될 때까지 같은 품질과 규격, 같은 회사의 강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특수성이 있어요. 이런 환경에서 시장을 파고드는 데 애로가 많았습니다.”

현재 포스코-TNPC의 생산능력은 완성품 기준 연간 17만톤이다. 김 법인장은 이같은 경쟁구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급 강재를 바탕으로 한 고급품 위주의 전략을 짰다.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는 물론 고급품을 앞세운 니치 마켓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다만 한국의 포스코에서 원재료를 공급받아 가공하는 형태로 이뤄지다보니 현재는 수입 관세가 높은 편이다. 김 법인장은 향후 한-터키 FTA가 체결되면 가격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신경쓰고 있다. 물류의 효율성을 위해 납품을 기다리는 완성품을 별도의 특별 카트리지에 보관해 제품 품질을 유지한다거나 포장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써 납품하고 있다. 고품질의 자동차용 강판인 만큼 공급 단계에서부터 고객에 대한 배려가 최우선이다.

이같은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지난해 준공 직후 적자를 거듭하던 포스코-TNPC는 빠르게 수요처를 확보하며 정상화에 올라섰다. 판매량이 꾸준히 늘면서 영업을 시작한지 2분기 만에 영업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한-터키 FTA 체결로 인한 관세혜택 희망=김 법인장은 가동의 안정화와 완성차 회사 품질 인증 등을 거쳐 올 들어서 현대차와 르노 등 완성차 회사에 총 4만3000t의 자동차강판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향후 전망은 더욱 긍정적이다. 관세 혜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법인장은 “원료에 붙는 높은 관세 탓에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 고급 제품 위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면서 “한-터키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 세금 부담이 작아져 가격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하게 가동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의 고급화 만 치중하는 것은 아니다. 신규 고객사를 찾아내고 현지 철강재 임가공 등 신규 사업 창출에도 힘쓸 계획이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현지 인력관리 측면이다.

“터키 현지인들 특성상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도전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 때문에 현지 직원들의 임금 수준이 경쟁 업체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생산직 근로자의 이직이 잦다는 것이 향후 개선해야 할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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