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말뿐인 한식 세계화

입력 2011-10-05 11:05 수정 2011-10-05 11:2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지난 9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시 뉴욕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벌이는 한식 세계화 노력을 조명했다.

뉴욕에서 한식 알리기 활동에 나선 김여사를 찾아가 인터뷰하고 ‘김윤옥 여사의 미션 김치 세계화’라는 뉴욕발 기사를 실었다. 김 여사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의 문화를 다른 나라에 소개하거나 전파하기 위해 고민하지 않았다”면서 한식세계화에 대한 그동안의 무관심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지난 4일 서울 쌍림동 CJ제일제당 센터에서는 한식메뉴의 기본 양념인 고추장이 전형적인 서구 메뉴인 햄버거와 함께 한 ‘고추장 버거’ 시연 행사가 열렸다. 이날 선을 보인 ‘고추장 버거’는 지난해 CJ미국 본사가 주관해 열린 햄버거 레시피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미국인 짐 칼흔(57)우승 레시피였다.

정부 최고 수장의 부인과 국내 1위 식품업체가 추구하는 한식세계화의 차이점은 뭘까? 전문가들은 정부의 한식세계화가 단발적 이벤트에 집중하고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꾸준함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해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식세계화’ 구호가 단명에 그친 이유가 장기 프로젝트와 그에 수반되는 정책 부재가 낳은 결과라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정부 지원이 필요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정부가 해외 유명 쉐프를 초청해 한식을 대접하고 해외에서 한식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단발성 행사로 음식문화를 체득시키기 힘들다는 논리다. 식품대기업의 한 임원은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는 우리 음식을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나아가 외국인들이 기꺼이 지불하도록 상품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미국, 유럽등지에서는 국내 식품 기업의 이런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비빔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서고 외국 유통업체에 한국산 고추장 등 식품들이 진열되고 있다. 문화는 녹아들어 체득되는 것이지 강요해서 주입되는 것은 아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북한 3차 오물 풍선 살포에 모든 부대 휴일에도 비상근무
  • 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 ‘경고등’…11년만에 최고
  • '그알' 태국 파타야 살인 사건, 피해자 전 여자친구…"돈 자랑하지 말랬는데"
  • MBTI가 다르면 노는 방식도 다를까?…E와 I가 주말을 보내는 법 [Z탐사대]
  •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국회 예산 협조부터 '난항' 전망
  • [송석주의 컷] 영화 ‘원더랜드’에 결여된 질문들
  • 1~4월 부가세 수입 40조 넘어 '역대 최대'…세수 펑크에 효자 등극
  • 정부, 9일 의협 집단휴진 예고에 총리 주재 대응방안 발표
  • 오늘의 상승종목

  • 06.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7,842,000
    • +0.14%
    • 이더리움
    • 5,198,000
    • +0.12%
    • 비트코인 캐시
    • 661,000
    • -2.94%
    • 리플
    • 697
    • -1.13%
    • 솔라나
    • 224,200
    • -2.05%
    • 에이다
    • 615
    • -1.91%
    • 이오스
    • 993
    • -2.74%
    • 트론
    • 161
    • +1.9%
    • 스텔라루멘
    • 140
    • -0.71%
    • 비트코인에스브이
    • 79,700
    • -2.39%
    • 체인링크
    • 22,640
    • -1.95%
    • 샌드박스
    • 584
    • -4.2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