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갤러리 때문에 울고 웃은 최경주

입력 2011-10-02 18:00 수정 2012-06-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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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 등 소음 때문에 경기 지장...국내팬 자제 당부

▲최경주(사진=연합뉴스)
최경주(41·SK텔레콤)가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신한동해오픈 대회에서 고국팬들 때문에 울고 웃어야 했다.

최경주는 5개월만에 국내팬 앞에서 나섰다. 귀국직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올 시즌 상금과 성적이 대단했다. ‘제2의 전성기’라고 불리며 승승장구했다. 그가 고국땅을 밟는다는 얘기가 나오자 그를 기다리는 국내팬들은 기대에 부풀었다. 예상처럼 그는 금의환향 귀국길을 밟았다. 최경주도 5개월만에 만나는 팬들을 보며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시종 웃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팬들이 항상 반가울 수많은 없는 법. 최경주는 고마운 팬들 때문에 울기도 했다.

신한동해오픈 2라운드 17번홀(파3). 최경주는 퍼트하기 전 두번이나 어드레스를 푸는 등 마음 편히 게임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그의 표정도 점점 굳어갔다. 한 번은 이날 불어 닥친 강풍 때문이지만, 두번째는 갤러리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 때문이었다.

그는 “셔터 소리를 많이 듣다보니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불안하다. 그래서 소리가 나기 전에 얼른 스윙을 해치우자는 생각 때문에 서둘러 스윙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볼이 예상치 못한 곳에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대회 마지막날, 최경주, 폴 케이시 등 스타급 선수들을 보러 1만명이 넘는 갤러리가 송도를 찾았다. 한눈에 봐도 엄청난 인파였다. 국내 골프 인구가 증가하고 연령층도 다양해지면서 골프계도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갤러리 ‘관전 문화’는 궤를 달리 하고 있는 듯하다.

수많은 갤러리들이 스마트폰, 디지털 카메라 할 것 없이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로 선수들의 스윙부터 경기모습 등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지나쳐 선수들의 경기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강성훈은 갤러리의 휴대폰 소리 때문에 보기를 범했고 노승열 역시 한 갤러리의 휴대폰 통화 소음 때문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보다 못한 최경주가 입을 열었다. 국내 팬들에게 싫은 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큰 결심을 한 듯 얘기 했다.

최경주는 경기후 “이번 대회에 많은 팬들이 찾아주셔서 큰 힘이 됐다. 시합하면서 뿌듯하기까지 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고민을 많이 하고 얘기하는 것이다. 대회 입장시에 전화기 반납을 하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미국의 경우 디지털기기 반입이 가능하지만 소음을 유발하는 갤러리는 거의 없다”며 “앞으로 세계적인 선수를 초청할 때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은 나라가 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대회 초청 받고 ‘좋았다’라는 소문이 나야지 외국선수들이 흔쾌히 한국에 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몇 해전 남아공에 초청경기에 간적이 있다. 당시 선수는 12명만 참가했지만 갤러리는 3만명 가량이 됐다. 당시 갤러리 문화가 상당히 좋아 기억에 남는 대회로 남아있고 기회가 된다면 또 참가하고 싶다”며 “우리나라도 좋은 갤러리 문화를 정착할 수 있게 많은 분들이 조금만 신경 써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 골프선수들은 물론 한국골프가 세계골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에 반기를 들 사람은 많지 않다. 2015년 한국에서 프레지던트컵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때 우리나라의 선진적인 갤러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려면, 최경주가 말했듯 세계 스타급 선수들이 또다시 한국무대를 찾고 싶게 하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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