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오바마, 첫 대면서 찬 바람 ‘쌩쌩’

입력 2011-09-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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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 총리 첫 외교무대 데뷔 죽 쒀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첫 외교무대에서 헛기침만 했다.

노다 총리는 취임 후 처음 가진 22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동맹 강화를 논하기는커녕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추궁만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35분간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농담 한마디 없이 후텐마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쇠고기 문제 등의 양국 현안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진전을 요구했다. 그러는 동안 노다 총리는 저자세로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양국 정상회담에 동석했던 한 관계자는 “(미국 측이) 그 정도로 조목조목 현안을 늘어놓을 지 예상도 못했다. 농담 한마디 없었다”며 당시의 긴장감을 표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는 정상 간의 첫 대면으로는 이례적이었으며,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외교의 기축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노다 총리에 오바마 대통령이 화답 대신 ‘실천’을 요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다 총리는 미국 방문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일 동맹은 외교, 안전보장뿐 아니라 경제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본 중의 기본, 근간, 기축이라는 것이 내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일 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 TPP 참여 문제, 쇠고기 수입 개방 등의 구체적 진전을 요구하는 미국에 대해 일본이 말만 앞세우면서 양국의 거리는 점차 넓혀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 “앞으로의 진전에 기대를 갖고 있다”고 일본 측의 성의 있는 노력을 촉구했다.

오키나와현의 반발로 작년 5월 양국이 합의한 후텐마기지의 오키나와 나고시로의 이전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노다 총리에게 조속한 해결을 요구한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구축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TPP에 일본의 참여를 요청했지만 일본은 올해 6월 말까지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 농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쇠고기 문제에서도 불만이 크다. 일본은 2003년 미국의 광우병 파동을 이유로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다가 2006년 7월부터 월령 20개월 이하의 쇠고기만을 수입하고 있지만 미국은 광우병 우려가 해소된 만큼 월령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은 일본의 ‘회전문 총리’에 대해서도 마땅치않게 생각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국제연합(UN)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맞은 이후 벌써 3명째 총리를 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사치레에도 한계가 온 것은 물론 신뢰있는 정상 외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미국은 판단하고 있다.

미국 쪽에도 사정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까지 갔던 재정적자 감축법안은 초당파 합의 기한이 임박하고 있다. 고용은 제자리 걸음인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낮은 지지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로 출범한 일본 총리를 환대하기엔 시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경제 규모에서 중국에 밀리면서 “세계 2대 경제국으로서의 동맹”을 다져온 양국 동맹의 명분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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