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통화 줄줄이 약세...“한국경제 위험하다”

입력 2011-09-21 14:45 수정 2011-09-21 15:3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유로존 사태 해결 전 통화 반등 어려워...수출 의존 높은 나라 위험해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유로존과 미국의 재정 위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고성장을 이뤄온 신흥국 경제에까지 여파가 퍼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월 들어 외환시장에서는 중국 위안화를 제외한 모든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헤알,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폴란드 즐로티 등 신흥국 통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9% 이상 하락했다. 헝가리 포린트는 10% 넘게 떨어졌다.

HSBC의 폴 맥켈 아시아 통화 조사 책임자는 “신흥국 통화 가치가 떨어짐으로써 충격을 완화할 해법이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유로존의 패닉상황이 신흥국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그리스를 비롯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로존의 중채무국 지원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태도가 냉담해진 것이 신흥국 통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7월11일 열린 EU 정상회의 이후 계속된 국제사회의 대응에서 유로존의 재정위기 해법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자 시장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이 같은 상황이 금융 시장으로 번지면서 중앙 유럽과 동유럽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우니크레디트는 2008년 금융 위기가 촉발된 이후 이들 지역 은행은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특히 폴란드와 터키는 기관 투자가 의존도가 높아 타격이 컸다고 전했다.

터키 통화인 리라는 달러에 대해 15% 가까이 하락하며 신흥국 통화 가운데 연초 대비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였다.

에르뎀 바쉬츠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현지 TV방송 CNN 튀르크에 출연해 “리라 가치가 달러와 유로 등으로 구성된 외화 바스켓에 대해 5~10% 평가절하돼 거래되고 있다”고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유로존 위기가 터지면서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신흥국, 특히 수출과 국제 금융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을 중심으로 성장에 위험 신호가 들어오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특히 한국을 위험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았다. 한국은 자금시장이 개방돼 있는데다 해외 자금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2008년말 현재 2000억달러에서 최근 3100억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는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 대외채무의 2배로, 외환보유고는 넉넉한 편이다.

그러나 비상 시 외화 확보가 어려워지면 은행이나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려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20일 해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달러에 대해선 1148.4원으로 9개월만에, 엔에 대해선 1500엔대로 2년반 만에 각각 최저치로 하락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한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홍콩과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가장 개방된 경제”라며 “외부 리스크에 취약한 ‘하이 베타 마켓’”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통화는 앞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까.

FT는 유로존 위기가 더 악화할 경우 신흥국 통화 가치는 한층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존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신흥국 통화가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21일 내놓을 추가 경기부양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FT는 지난주 연준과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공조해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유동성을 확대하기로 했음에도 상황을 뒤집지는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UBS의 바누 바웨자 스트래티지스트는 “투자자들은 통화를 팔아 안정 노선으로 갈아탔다”면서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육군 훈련병 사망…완전군장 달리기시킨 중대장 신상 확산
  • 박병호, KT 떠난다 '방출 요구'…곧 웨이버 공시 요청할 듯
  • 북한 “정찰 위성 발사 실패”…일본 한때 대피령·미국 “발사 규탄”
  • 세계 6위 AI국 韓 ‘위태’...日에, 인력‧기반시설‧운영환경 뒤처져
  • 4연승으로 치고 올라온 LG, '뛰는 야구'로 SSG 김광현 맞상대 [프로야구 28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722,000
    • -1.89%
    • 이더리움
    • 5,299,000
    • -2.09%
    • 비트코인 캐시
    • 650,000
    • -4.69%
    • 리플
    • 731
    • -1.35%
    • 솔라나
    • 234,800
    • -0.09%
    • 에이다
    • 635
    • -2.01%
    • 이오스
    • 1,126
    • -3.43%
    • 트론
    • 155
    • +0.65%
    • 스텔라루멘
    • 150
    • -1.9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500
    • -1.02%
    • 체인링크
    • 25,690
    • -0.7%
    • 샌드박스
    • 621
    • -2.6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