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퇴출]“살아남았지만…”, 갈 길 먼 저축은행들

입력 2011-09-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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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런·부동산 PF 잠재부실 관건…새로운 경쟁력 확보 필요

금융당국이 18일 7개 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면서 올해 초부터 진행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저축은행들은 시급한 부실을 도려내고 유동성도 확충해 기초체력을 어느정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는 게 저축은행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당장 뱅크런(예금인출사태)도 우려되지만 이번 구조조정의 원인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또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서민금융 시장에서 지속적인 생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도 과제로 남아있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에 살아남은 저축은행중 일부는 대주주 증자를 비롯해 계열사와 본지점 사옥까지 매물로 내놓으면서 간신히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따라서 불안심리 확산에 따른 추가적인 뱅크런 사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중 추가로 영업이 정지되는 저축은행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토마토저축은행을 영업정지 조치하면서 토마토2저축은행의 뱅크런을 우려했다. 토마토2저축은행의 경우 영업정지된 토마토저축은행의 자회사(지분 90%를 소유)지만, 토마토저축은행과는 완전히 별도로 경영되고 있다.

그러나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고객들이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에 나설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급격히 나빠질 수도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토마토2저축은행은 이번 금융감독원의 경영진단 결과 지난 6월말 현재 BIS비율이 6.26%로서 기준비율(5%)을 초과하는 정상 저축은행”이라며 “토마토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더라도 대규모 예금인출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영업정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저축은행들 역시 마찮가지다. 특히 독자적인 정상화를 추진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 등을 감안해 3개월 가량 자체 정상화를 추진토록 결정한 6개 저축은행의 경우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 추가 영업정지가 내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의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서 빠진 6개 저축은행이 3개월 내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다만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뱅크런을 빗겨가더라도 부동산 PF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줄줄이 후순위채권의 만기가 돌아온다. 다만 정부가 필요한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5% 이상으로 정상영업을 할 수 있 다고 판단한 저축은행들에 대해서는 금융안정기금을 통해 5년 이상 자본확충을 지원해주기로 한 만큼 그나마 기댈 언덕이 생겼다.

임시방편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넘긴 부동산 PF 부실채권도 변수다. 2013년까지 2년간 시간을 벌긴 했지만 그때까지 부실사업장이 제대로 정상화되지 않으면 부실을 고스란히 떠앉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 대형 저축은행이 넘긴 부동산PF 부실채권 규모는 1조1000억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저축은행들이 향후 지속적인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구조조정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다시 부실의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할부금융업을 허용하고, 여신전문출장소 설립기준을 완화해주는 등 저축은행들에게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해주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할부금융업의 경우 캐피탈사의 영업력이 탄탄해 당장 진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특히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면서 기존 저축은행들의 경우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저축은행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또다시 부실사태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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