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부도 가능성에 금융시장 '날벼락'

입력 2011-09-14 17:30 수정 2011-09-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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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장이 그리스 국가부도 가능성에 날벼락을 맞았다. 원·달러 환율이 30원 넘게 급등하고 코스피지수는 3% 이상 급락하는 등 한동안 잠잠했던 금융시장이 리먼브러더스 파산 3주년을 맞아 요동쳤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0.50원 오른 1,10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1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월25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환율이 30원 이상 오른 것은 헝가리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지난해 6월6일 1201.80원에서 7일 1235.90원으로 34.10원 상승한 이후 1년3개월만이다.

무엇보다 시장의 불안심리가 제일 크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 13일(현지시간)“그리스 구제에 끝까지 참여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이날 역외 참가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 매수에 집중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각 대금의 역송금 수요도 시장에 나오면서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우리날 코스피도 3.52% 급락하면서 환율 하락을 자극했다.

여기에 오전 중 무디스가 소시에테제네랄, 크레디아그리콜 프랑스 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환율 상승에 불을 지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이 크게 오르자 중공업체도 달러 팔자를 자제해 상승폭은 더욱 커졌다”며 “외환당국도 달러 매도 개입을 자제해 환율 상승을 억누를 만한 재료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은행 외환딜러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자금을 빠르게 빼갈 경우 환율 상승세는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도 고전했다. 이날 코스피는 3.5% 이상 하락해 1740대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한 달 만에 450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67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이달 2일부터 내리 7거래일간 매도우위를 나타내 악화한 투자심리를 드러냈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부터 전날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주가지수가 급락해 국내 시장에도 악영향을 줬다. 외국인은은행뿐만 아니라 자동차, 조선 등 업종의 비중을 축소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 모두 조심스러운 편이다. 유로존 재정 위기와 미국경제의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의 파산이 현실화되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할 거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득갑 연구전문위원은 "여름휴가 시즌이 끝난 9월부터 정치권이 시장에서 요구한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며 "이달이 가장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을 잘 넘기면 최악의 위기상황은 진정되겠으나 그렇지 못한다면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원은 "리먼 사태 이후 3년이 지났지만 국제금융시장은 절반만 회복됐다"며 "향후에도 리먼 사태 수준은 아니더라도 글로벌 금융불안, 유럽 재정위기, 세계경기 둔화세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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