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김가연 ‘게임’으로 인생 2막 열다

입력 2011-09-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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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천’ 만든 알트원 기획이사로 맹활약…“게임 제한 셧다운제는 잘못된 정책” 쓴소리도

▲프로게이머 임요환의 연인이자 알트원 기획이사를 맡고 있는 탤런트 김가연이 2일 오후 여의도 더샵 아일랜드 파크 클럽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게임을 아주 잘 아는 장관을 해보고 싶어요. 정치하는 거 싫어하고 감투 쓰는 거 좋아하지 않지만 게임을 오랫동안 해왔고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정책을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때 대종상영화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연기활동을 펼쳤던 연기자 김가연(39)에게 ‘게임’은 또다른 도전이자 화려한 인생 제2막의 서곡이 됐다.

그녀는 유명 프로게이머 임요환씨의 연인으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지만 이제는 ‘십이지천’, ‘워렌전기’를 만든 개발사 알트원(Alt1)의 기획이사로, 스타크래프트2 게임단인 ‘슬레이어스’ 게임단주로 이름이 더 잘알려져 있다. 그런 그녀가 가장 마음에 드는 직함은 바로 ‘열혈 게이머’.

여의도에서 기자와 만난 그녀는 편안한 청바지 차림에 올백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으며 단아하면서도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동안의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흔히 게임은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여자로서 그것도 연예인이 어떻게 게임사의 홍보이사도 아닌 기획이사가 됐을까.

그녀의 인생에 전환점을 만나게 된 것은 2005년 12월. 게임 ‘십이지천’을 하면서다. 게임이 너무 재밌어서 알트원(당시 기가소프트)을 찾아가 홍보를 맡겨달라고 요청했다.

김가연 이사는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 어린시절 종이 인형 놀이를 했던 느낌과 같았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특징이 내가 원하는 대로 게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가장 매력적이었다”면서 “십이지천이 내 마음을 훔쳐갔다. 과거 남자친구가 게임과 자신 중에 선택하라고 했을 때 자신 있게 게임이라고 답할 정도였다(웃음)”고 말했다.

게임 기획자가 하는 일은 게임 제작에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고 구체화해서 구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김 이사는 자신의 활동은 여타 게임 기획자가 하는 일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사실 기초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어서 이론적인 부분은 제로인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들과 게임을 직접 해보면서 이런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지요.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기 때문에 운영자나 개발자들보다 먼저 포인트를 집어낼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2006년 처음 그녀가 ‘십이지천1’에 대한 의견서를 회사에 제출할 때 무려 A4용지 14장에 달하는 분량이었다고 한다. 당시 혼자 10년을 앞서간다는 주위의 의견이 많았지만 현재 그 때의 의견들이 전부다 게임 속에 구현됐다며 그녀는 환하게 웃었다.

▲프로게이머 임요환의 연인이자 알트원 기획이사를 맡고 있는 탤런트 김가연이 2일 오후 여의도 더샵 아일랜드 파크 클럽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셧다운제’ 등 게임 규제에 대해 그녀는 “첫 단추가 잘못됐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처음 게임이 나왔을 당시 규제를 만들고 기반을 닦아 놓았다면 사회적 문제들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 이사는 “규제가 없었던 상황에서 기술만 너무 발달해버렸다”면서 “게임의 폭력성과 중독 문제는 계획 없이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며 개인에게 돌릴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알트원에서 개발한 MMORPG 워렌전기는 지난 1일부터 4일간 총 2만6000명 이상의 유저가 참가해 총 185분의 플레이타임을 기록하며 오픈 테스트를 끝마쳤다.

김 이사는 “게임은 개발실에서 주는 하얀 도화지이며 거기에 그림을 그려가는 것이 바로 유저들”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백억이 투자된 대작 게임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 그녀는 “아무리 돈을 많이 들였을지라도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이 얼마나 게임을 오랫동안 플레이할 수 있느냐다. 연예인도 마찬가지로 톱스타라면 늘 최고의 자리에서 불안해하지만 중견배우나 조연배우의 꾸준함이 결국 승리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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