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廣場에서] 안철수의 ‘양보’ 유시민의 ‘아집’

입력 2011-09-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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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있는 분이 출마 의지가 굳으니, 제가 물러나야죠”

지지율 50%는 그렇게 5%에게 선뜻 양보했다. 사실상 무혈입성이 가능했던 서울시장직을 너무도 간단히 내려놓은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안철수의 남자, ‘시골의사’ 박경철은 눈물을 흘렸다. “믿었던 사람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줬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하는 그가 대의를 위해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을 보고 아름다웠다”고 눈시울을 적신 심경을 토해냈다.

박원순 변호사의 배려도 남달랐다. 그는 “함께 자리를 해 달라”는 기자들의 잇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선 채로 안 교수의 회견을 지켜봤다. 안 교수의 짧은 입장표명이 끝나자 박 변호사는 그제야 회견석으로 다가가 서로 부둥켜 껴안았다. 출마를 접고 후보를 양보한 안 교수에 대한 인간적 예의이자 배려였다.

박 변호사는 “진심이 서로 통했고, 정치권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합의를 했다”면서 “두 사람 모두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를 원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정으로 새로운 세상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앞서 20여분 만에 끝난 두 사람 간 담판은 더 극적이었다. 먼저 박 변호사가 자신의 굳은 출마의지를 밝힌 뒤 왜 서울시장에 나서려는지, 시장이 되면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를 설명했다. 깊은 고민의 천착 끝에 나온 한마디 한마디엔 힘이 실려 있었다.

박 변호사의 설명 끝에 안 교수가 답을 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제가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설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변호사님의 의지가 얼마나 굳건한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50%는 그렇게 5%에게 양보했다. 조건도, 이면합의도 없었다. 진정성만이 있었을 뿐이다. 신선한 충격으로 시작된 안철수 열풍은 국민에게 진한 감동의 여운을 남겼다.

이 순간 또 다른 남자 유시민이 떠오름은 왜일까. 끝내 친정 민주당에 칼을 꽂고 심상정의 ‘눈물’ 속에서도 김문수에게 패했던 그는 또 다시 여론조사 경선만을 고집, 주군 노무현의 성지마저 한나라당에게 내줬다. 자신의 승리만을 쫓는 아집이 대의를 그르쳤다는 여론의 빗발치는 질타가 뒤따랐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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