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을…바람에 몸 맡기고 꽃향기에 맘 적시고

입력 2011-09-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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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안성 주말여행

▲용인 한택식물원의 가을 꽃길.
늦더위도 가고 이제 본격적인 가을이다. 여름내 꾸물꾸물했던 하늘도 어김없이 청명한 모습을 드러낸다. 여름휴가의 설레임도 잠시였다는 것을 깨달을 때쯤 밀린 일감이 산적하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홀로가는 여행길이 여름에만 있으라는 법이 있을까. 5일간 빡쎄게 일하고 나면 여전히 자유로운 주말이 기다린다. 이제 다시 주말여행이다. 9월의 여행길은 여름처럼 복잡하지 않아도 된다. 연인과이 드라이브길처럼 소소한 즐거움이 가까운 곳에 있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허브같은 주말 여행길을 용인과 안성을 빼 놓을 수 없다.

용인에서 안성까지 이어지는 여행길은 그야말로 꽃과 함께 하는 길이다. 먼저 추천할 곳은 용인시 백암면 남쪽에 위치한 한택식물원. 이곳은 자생식물과 외래식물이 사이좋게 한데 섞여 살아가면서 ‘서로 다른 최고의 아름다움’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되도록 느리게 걸어가며 꽃과 풀, 나무들의 밀어를 살짝 훔쳐 듣는 것도 큰 기쁨이다. 동원과 서원으로 크게 나뉘며 35개의 주제원에서 9천여 종, 9백여만 본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자생식물은 2400여 종, 외래식물은 6600여 종 정도이며, 동원만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입구를 통과하면 허브와 식충식물원, 아이리스원, 원추리원, 무궁화원을 거쳐 전망대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한택식물원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시 입구로 되돌아가기까지 월가든, 암석원, 관목원, 숙근초원, 비비추원, 잔디화단, 억새원, 야외공연장 등을 지나게 된다. 특히 호주온실에 들어가면 생떽쥐베리의‘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를 볼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또 유칼립투스, 그래스트리 등 호주의 대표적인 식물들도 이곳에서 자란다.

▲안성 허브마을
가을철에 한택식물원에서 관찰할 수 있는 꽃으로는 벌개미취, 마타리, 구절초, 솔체꽃, 쑥부쟁이, 석산, 투구꽃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인 벌개미취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벌판에 무리지어 핀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외국에서는 ‘코리안 데이지’라고 부른다.

마타리는 여름이 끝날 때 황금빛 꽃을 피워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는 전령사이다.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인 구절초는 음력 9월9일에 줄기가 9마디가 된다는 식물로 쑥부쟁이와 혼동하기 쉽다. 쑥부쟁이는 한 가지에 수십 개의 꽃을 피우나 구절초는 한 개에서 많아야 서너 개의 꽃을 피운다.

용인시 여행 중 예술가의 발자취를 만나보고 싶을 때는 백남준아트센터나 장욱진고택을 찾아간다. 백남준아트센터(기흥구 상갈동) 입구를 들어서면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상설전시장의 어두컴컴한 실내에는 'TV정원'이 펼쳐져 있다.

이것은 원시적 생명력을 품은 열대림 속에 비디오를 설치해 둔 작품으로 백남준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가족’, ‘소’, ‘자전거 있는 풍경’, ‘나무와 새’ 등의 작품을 남긴 장욱진화백의 고택(기흥구 마북동) 일부는 현재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의 사무실 겸 찻집으로 쓰여 방문객들을 맞이해준다. 장욱진 기념관으로 사용되는 서양식 붉은 벽돌집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용인에서 17번 국도를 타고 넘어가면 죽주산성휴게소를 지나자마자 죽주산성(경기도 기념물 제69호, 죽산면 매산리)이라는 문화유적지를 만나게 된다. 도로변 안내판을 보면 죽주산성은 본성(1,688m), 외성(1,500m), 내성(270m) 등 3겹으로 된 석성이다.

처음으로 축성된 시기는 삼국시대로 보이며 고려 때 보강하고 조선시대 때 다시 보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 고종 때 몽골군과의 싸움에서 주민들과 함께 대적한 송문주장군의 영각이 있다.

동문지를 출발, 포루, 북문지, 서문지, 남문지, 약수터, 산신제각, 송장군영각을 돌아 다시 동문지로 돌아오는 코스가 대표적인 둘레길 산책로이다. 비봉산을 가운데 두고 안성 죽주산성과 용인 한택식물원은 서로 가까운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안성 칠장사
17번 국도는 안성시 죽산면의 매산삼거리에서 두현교차로까지 잠시 38번 국도와 길을 공유한다. 두현교차로를 기점으로 안성시내 방면을 택해 동아방송대학 후문쪽으로 가면 안성허브마을에, 진천 방면으로 내려가면 안성구메농사마을과 칠장사로 가게 된다.

안성허브마을은 허브농장, 허브체험관, 허브레스토랑, 허브펜션, 허브산책로, 아로마테라피카페 등 허브를 테마로 한 시설을 고루 갖춘 전원형 향기욕장이다. 체험프로그램으로는 천연비누만들기, 아로마향초만들기, 식물인형만들기 등이 가능하다.

허브레스토랑 쏠레아도에서는 스테이크, 커틀렛, 파스타 등의 일품요리를 맛볼 수 있다. 허브펜션은 평형이 다양하다. 15평형 객실에는 자스민, 로즈마리, 로즈, 라벤더, 카모마일, 28평형에는 타임, 세이지, 애플민트, 45평형에는 아이리스, 애머랜드라는 이름이 각각 붙어있다. 전나무로 지어진 객실에 들어서면 천연허브향이 은은하게 퍼져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피로를 가시게 해준다. 펜션 주위에는 수영장, 족구장, 바비큐시설도 들어서 있다.

칠장사 입구의 구메농사마을(죽산면 칠장리)은 다양한 농촌생활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가을철에는 고구마캐기(9∼10월), 감따기(10∼12월) 체험이 가능하다. 연중 실시되는 체험프로그램으로는 복조리만들기, 안마용 죽봉만들기, 기구를 이용한 몸의 균형잡기, 궁예 활쏘기 등이 있다.

안성을 여행하면서 칠장사(죽산면 칠장리) 답사는 생략하기 어렵다. 청룡사와 더불어 안성을 대표하는 고찰이면서 산책을 하며 명상에 젖어보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칠장사는 7세기 중엽, 자장율사가 신라 선덕여왕 또는 진덕여왕 때 창건했다는 설이 있고 고려시대로 넘어와 현종 때 혜소국사가 크게 중수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칠장사 나한전은 조선시대 때부터 과거급제에 영험하기로 소문났다. 어사 박문수도 이곳에서 치성을 드리고 장원급제를 했다고 전해진다. 이래서 나한전에는 각종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비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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