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님들의 9월…조직의 미래 가른다

입력 2011-09-05 08:14 수정 2011-09-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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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결단' 김승유 vs '사구종신' 한동우 vs '광폭행보' 이팔성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 국내 금융지주회사 사령탑들이 특별한 9월을 맞이하고 있다. 오랜시간 금융업계에 몸담고 있고 최고의 베터랑으로 꼽히는 그들이지만 이번 9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향후 조직성장의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생결단’ 김승유 회장= 지난달 31일에 금융계 입문 40돌을 맞은 김승유 회장에게 9월은 ‘사생결단’의 달이다. 오는 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결심 공판으로 그동안 추진해온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결정되는 만큼 ‘사생결단’의 마음가짐으로 승부수를 던질 수 밖에 없다.

당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승인 절차가 남아있었지만 순탄하기만 할 것 같았던 외환은행 인수였다. 하지만 지난 3월 예상 밖으로 대법원이 외환카드 주가조작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고법으로 파기 환송 시켜 금융위원회는 유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던 김 회장은 화들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인수무산 가능성이 커진 것. 이에 김 회장은 다시한번 론스타와 6개월 계약기간 연장을 했지만 ‘먹튀’ 논란 등으로 인해 공개 행보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면 무죄의 경우 금융당국이 매각 승인을 내릴 수 있고, 유죄의 경우 금융당국이 론스타에게 주식 매각명령을 할 수도 있다.

결국 그룹 성장을 위해 충청·보람·서울은행 M&A를 주도하며 ‘승부사’란 별명을 얻은 김 회장이 던진 마지막(?) 승부수인 ‘외환은행 인수’의 결과가 드러나는 것이다.

김 회장의 외환은행 인수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 김 회장은 최근 취재진과 만나 “11월 말까지 법원 판결이나 금융당국의 인수승인이 안내려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인수가 어려워진다는) ‘만약’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11월 말로 연장된 론스타와의 인수 계약을 더 연장해 계약성사를 추진할 것이냐고 묻자 “필요하면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구종신’ 한동우 회장= 한동우 회장에게 9월은 남다르다. 한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신한금융지주의 창립 10주년이기도 하지만 2009년 신한생명 부회장을 지낸 뒤 그룹을 떠났다 올해 초 복귀하게 된 원인인 ‘신한사태’가 발생한지 1년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사구종신(舍舊從新)’의 자세로 과거 아픔을 딛고 새롭게 도전에 나서야 하는 시점인 것.

실제로 한 회장은 신한지주 사령탑으로 복귀한 뒤 조직 추스르기 작업을 지속해 왔다. 최근엔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 그룹경영회의의 구성원 중에서 차기 회장을 뽑기로 해 승계구도의 투명성을 높였다. 한 회장이 여러 차례 강조한 대로 “한 사람이 아닌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오는 7일 첫 그룹경영회의를 통해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시험한다.

아울러 한 회장은 또 한번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 회장은 지난 1일 창립10주년 기념식에서 “앞으로 사람을 중심으로 한 따뜻한 금융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며 경영철학을 강조한 뒤 “수익을 최대한 많이 낸 다음 사회공헌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고객과 사회를 이롭게 하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내부 관리에 치중했다면 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또 “익숙한 국내 시장과 안정적인 실적에 안주하지 말고,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글로벌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광폭행보 이팔성 회장= 이팔성 회장은 지난달 우리금융 민영화작업이 무산되면서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간 우리금융 매각이 재추진되면서 이 회장은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민영화와 관련한 언급도 피하면서 침묵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 회장은 올해 안에 카드부문 분사와 수평형 조직체계인 매트릭스 도입 등을 통한 경쟁력 다지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예비입찰 당일인 지난달 17일 미국 출장길에 오르는 등 대외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시장이 수용할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금융당국을 겨냥하기도 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이 회장의 대외활동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금융 민영화 무산으로 이 회장이 관심을 보여 온 ‘국민주 방식’이 설득력을 얻은 만큼 정부에 민영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선 대외활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다른 금융지주사 회장에 비해 은둔형 활동을 해왔던 최근 이 회장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카드분사, 매트릭스 조직도입, 민영화 등 우리금융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굵직한 현안들이 많은 만큼 보다 많은 대외활동을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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