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상권]‘패션 거리’ 이젠 옛말 ‘성형의 메카’ 새 명성

입력 2011-08-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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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강남구 압구정역

젊음과 부의 상징이었던 서울 압구정동. 1990년대 오렌지족의 활동무대로 ‘패션 1번지’라 불리던 압구정은 최근 몇 년간 상권의 특색화와 다양화에서 청담동 명품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등에 밀려 퇴색해갔다. 그러나 몰락해갔던 압구정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압구정 상권은 과거 식음료, 패션 가게 위주에서 벗어나 성형외과가 치과가 대거 몰려 ‘성형촌’으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비싼 임대료’가 압구정 몰락 초래= 부동산 업계에서는 압구정의 몰락을 재촉한 첫 번째 요인으로 높은 임대료를 꼽고 있다. 인근의 부동산 한 관계자는 “메인 도로변 33㎡(10평)짜리 옷가게가 보증금 1억원, 월세 400만원, 권리금 1억원 등에 달하고 있다”며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자금력에 시달리는 개인사업자들이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압구정역을 지키는 터줏대감격인 파스쿠찌의 경우 4개층을 사용하는데 월세가 4000여만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권분석 전문업체 상가뉴스레이다 측은 “점주들이 자주 바뀌면 단골손님도 덩달아 사라지는데 이는 상권의 안정성이 결정적으로 흔들리게 하는 요인”이라며 “최근 몇년간 압구정 일대에서 사라지는 점포가 많아 상권 몰락이 초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퇴색에 대해 제품의 취약성을 꼽는다. 이곳 상가의 옷들은 인근 청담동처럼 명품이 아닌데 그렇다고 보세의류를 저렴하게 팔 수 있는 상권도 아니란 게 업계 측 분석이다. 이 때문에 압구정에 진입한 패션업체의 경우 제품 구성에 있어 많은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보세의류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옆에 명품거리가 있고 또 다른 패션의 거리 가로수길도 급성하고 있다”며 “인근의 상권과 손님들이 대체로 겹쳐 가로수길과 압구정이 성장과 몰락이란 정반대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말했다.

▲압구정역에서 을지병원 사거리로 오는 대로를 따라 성형외과 수는 80개 이상으로 '성형촌'을 형성하고 있다.(사진=고이란 기자)
◇성형외과·치과 등 업종구성 변화로 부활= 몰락해갔던 압구정 상권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업종 구성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다시 한번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 식음료 및 패션·뷰티 가게가 줄어들고 성형외과와 치과 등이 대거 몰려왔다.

압구정역에서 수년째 파스쿠찌를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압구정 일대는 식음료 및 패션가게들이 줄어들고 성형외과가 대거 몰려들어왔다”며 “커피를 찾는 손님들의 절반 이상이 병원 손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영준 NICE신용평가정보 E-비즈본부 E-인프라사업실 실장은 “압구정 상권의 경우 강남구 평균 유동인구에 비해 적은 편이다”며 “그러나 병원을 이용하기 위해 찾아오는 목적 고객이 많아 고객의 구매력 수준이 높고, 이에 따라 상권의 활성화 정도는 높다”고 설명했다.

NICE신용평가정보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압구정역에서 을지병원 사거리로 오는 대로를 따라 성형외과 수는 80개 이상이다. 해당 상권에서 특화병원을 찾는 고객도 성형외과 60% 이상, 피부과 16% 이상, 치과 10%, 안과 6% 정도로 성형외과의 비중이 가장 높다.

성형외과가 대거 몰리면서 상가 임대료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주요 상권 임대료 가운데 압구정 상권은 ㎡당 월 임대료가 5만68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압구정역 인근의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2005년 이후 명동과 청담동 일대 성형외과들도 교통이 편리한 압구정역 쪽으로 옮겨오고 있다”며 “성형외과가 많다 보니 압구정역=성형촌 공식이 생기는 등 상권부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임대료는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압구정역에서 을지병원 사거리로 오는 대로를 따라 성형외과 수는 80개 이상으로 '성형촌'을 형성하고 있다.(사진=고이란 기자)
◇성형외과 외 잘나가는 업종= 압구정역 상권은 다른 대형 상권에 비해 유동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이용 고객들의 소득·소비 수준이 높아 구매력 수준이 높다. 고객들의 유행에 민감한 특징과 높은 구매력 수준에 맞춰 대부분의 업종에서 건당 매출액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병원 업종의 경우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안과 등 특화병원의 수가 많고 수익성도 좋으며, 업력이 길어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압구정에서 가장 매출이 좋고 안정적인 업종으로는 성형외과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치과가 거론되고 있다. 치과는 압구정 일대에 80여개가 밀집되어 있다. 치과의 월 평균 매출은 4200만원 이상으로 집계되며 1월부터 5월까지 비슷한 매출평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구 안에서도 압구정동 평균 매출이 2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건당 매출액이 45만원 이상인 고객이 22.4% 로 높은 비중을 보이기 때문이다.

박영준 NICE신용평가정보 E-비즈본부 E-인프라사업실 실장은 “같은 상권 내에 성형외과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치과는 사업안전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예식, 미용 관련 서비스업종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이니 만틈 사진관도 안정성이 높은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압구정역 일대 사진관은 90여개 이상 밀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실장은 “예식, 미용 관련 서비스업종이 집중되어 있어 사진관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사진관 월 평균 매출은 3200만원 수준으로 집계되며 웨딩 시즌이 시작되는 3월부터 5월까지 매출이 12~2월의 매출 평균보다 35%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또 사진관 업종의 경쟁 점포 수가 많은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가 요구되며, 점포 디자인, 이벤트 등은 물론 구매와 직결되는 가격 요인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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