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약 판매…도매상들 “우린 어떡하라고”

입력 2011-08-1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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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품으로 물량 공급 한정적…가정상비약은 비중 커 매출 타격 우려

의약품 도매상들이 난감한‘고민’에 빠졌다. 제약사들뿐만 아니라 도매업체들에게도 ‘일반 약의 약국 외 판매’는 약사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업 비중이 큰 가정상비약까지 슈퍼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일부 도매상들이 재고품으로 유통업체에 박카스, 마데카솔 등 일반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사들의 반발로 제약사들이 직접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비공식적으로 도매상들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물량으로 발 빠르게 납품을 시작한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마련된 가정상비약 코너.
한국의약품도매협회 관계자는 “일반약 라벨이 붙어 있어도 의약외품 범위 지정 고시만으로도 슈퍼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재고품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급업체가 어디인지와 업체 수는 파악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통업체에 대한 일반약 공급은 약가인하에 따른 마진 감소의 어려움 속에서 의약품 도매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이 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재고품 물량에도 한계가 있어 지속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제약사들이 공급을 하지 않은 한 도매상들도 물량을 감당하기란 현실적으로 역부족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도매상 역시 기존 납품처인 약국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얼마 되지 않는 당장 눈앞의 수익에 급급하느라 약사들에게 ‘미운 털’까지 박힐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 도매업체들의 중론이다.

향후 일반약 슈퍼판매가 본격화되면 제약사들이 직접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와 거래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한 의약품 도매업체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은 도매상을 거치면 유통마진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제약사와 직접 거래를 선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도매상을 통한 의약품 거래가 줄어들어 피해는 더 막심해지게 마련”이라고 토로했다.

가정상비약 슈퍼판매도 관건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감기약과 해열진통제, 소화제 등 일부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의 슈퍼판매가 가능해진다.

도매업체 관계자는 이어 “고시된 48개 일반약 전환 품목 중 박카스는 도매상을 통한 공급 비중이 크지 않으며, 그 외 품목은 매출이 미미해 영향이 크지 않다”며 “하지만 감기약이나 해열제 등은 차지하는 영업 비중이 커 슈퍼에 유통된다면 도매상의 매출 감소로 인한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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