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기밀까지 공개하라고?”… 정유업계, 정부 2차 압박에 ‘당혹’

입력 2011-08-10 10:55 수정 2011-08-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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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4대 정유사 공급가 자료 요구… ‘가격 낮추기’ 노골적 압박 지적도

정부가 ‘기름값 잡기’ 2차 압박용으로 최근 정유사들에게 판매처 별 공급가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영업 기밀까지 공개하라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최근 정유사들에게 판매처 별 공급가 자료를 요구했다.

기존엔 정유사들이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를 통해 대리점, 직영 주유소, 자영 주유소 등을 모두 포함한 평균가격을 공개했지만, 이젠 정부가 개별 판매처 별 공급가를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업체 별로 제각각인 유통구조에서 논란이 됐던 정유사와 주유소 간 마진을 좀 더 정확하게 추정, 기름값 책정 과정을 투명하게 한다는 취지다.

이 같은 지경부의 조치에 정유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정유사의 개별 공급가 자료를 입수하면 정유업계의 이윤구조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업계로선 ‘영업기밀’에 속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경부로부터 개별 판매처 공급가 자료 요청을 받은 건 사실”이라며 “가격 관련 부분은 영업기밀이나 마찬가지인데 이것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건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지경부의 요구사항이라 대놓고 불만이나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정유사들은 아예 “해당 내용에 대해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경부의 요청이라 조금씩 자료를 제출하곤 있지만 이것이 유출되면 정유사로선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선 이번 지경부의 자료 요구가 정유사로 하여금 기름값 공급가를 낮추기 위한 정부의 ‘2차 압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개월 간의 100원 할인 정책 추진으로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은 반 토막이 났지만, 정부는 주유소 샘플링 조사, 대안 주유소 도입 등 정유업계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4대 정유사들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주유소와 교차분석하고 있다”며 “정유사 가격 자료도 외부로 공개하지만 않으면 영업기밀 유출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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