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그리스 사태와 미국 재정위기

입력 2011-08-03 08:22 수정 2011-09-1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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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 부국장 겸 산업2부장

유럽발 재정위기를 간단히 넘기는 듯 했다. 그 때가 지난해 5월이다. 당시 국내외 여러 분석을 살펴보면 세계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일정기간이 필요하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있었지만 단기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었다.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럽위기의 원인을 다시금 되새겨 보자. 한마디로 무리한 재정지출이 이어지면서 재정난을 가중시켰고, 단일 통화권내에서 가장 취약한 재무 상태를 보인 그리스에서 고름이 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무리한 ‘하나되기’와 공감대 없는 결속이 빚은 결과일 수도 있다.

사태 조속한 해결을 위해 여러 인위적인 조치들이 있었다. 하지만 중과부적이었고, 얻은 교훈은 내핍정책에 따른 성장세 둔화라는 긴 터널을 반드시 지나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부랴부랴 수습에 나선지만 역부족인 상황이 됐다.

이제 그 여파는 미국에 까지 미치고 있다. 그리스 사태가 일어난지 1년2개월 만이다.

미국이 부채상한 증액을 통해 디폴트 파국을 면하는 듯 했지만 경기지표가 예상을 깨고 부진한 것으로 나오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낮은 경제성장률과 부진한 고용상황, 높은 부채규모, 악화된 재정으로 경착륙을 넘어 더블딥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리스 사태 당시와 같이 전문가들은 시각은 긍정-부정으로 다양하다.

소프트패치(경기회복 후 일시적 침체)가 예상보다 조금 더 길어지고 있을 뿐이며 3분기 이후 경기는 살아날 것이란 희망적인 분석도 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ISM제조업지수를 근거로 “미국경제가 3분기에도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날리고 있다.

유로존 위기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 중의 하나가 통제탑의 상실이라는 얘기가 있다. 거대한 유럽 단일권을 일사분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지도력과 시장의 힘의 부재하다는 것.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널대 교수가 세계경제는 심장을 겨냥한 탄환을 가까스로 피했으나 아직 공중에는 많은 탄환이 날아다니고 있다고 비유한 점을 유념해야 한다.

유로존 사태, 그리고 미국의 채무한도 전격 타결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이미 세계 금융의 틀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혼돈의 시기와 다름 아니다. 과거와 다른 점은 그 혼돈의 기간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등 일부 금융선진국 주도로 그동안 인위적인 공조를 통해 애써 둑을 막아왔으나 이를 통제하고 다스릴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흘러내리는 믈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둑을 쌓고 조금 더 큰 둑을 쌓고 버텨볼려고 했지만 이내 불거진 산사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형국이 된 셈이다.

미국이 가까스로 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재정지출 삭감으로 경제성장에서 정부부문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 확실시 되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역할을 대신 할 대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이 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한데 마땅치가 않다. 오마바 정부의 증세 정책은 이미 실패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정권은 잡았지만 여전히 정부의 요직은 부시 행정부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행정부 개혁은 물론 금융시스템 개혁도 쉽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야심차게 추진한 파생상품 규제도 겉돌고 있다.

기축통화인 미국의 달러가 흔들리면서 금값이 치솟고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에서 촉발된 미국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대다수 서민들이 아직도 부동산에 돈이 묶여 있어 소비에 커녕 투자에도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흐름을 바꿀만한 반전의 계기가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안찾기가 마땅치 않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친기업-친서민 정책으로 오락가락하고 있고, 물가잡기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마디로 국내외에 예측불가능한 불확실성이 짙게 자리하고 있다. <카오틱스>의 저자 필립 코틀러는 “한 부분에 변화와 충격이 가해지면 다른 부분들도 연동이 돼 충격을 받는다. 격동 특히 극심한 격동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보편성 시대가 도래했다”며 “새로운 위험과 새로운 모든 기회를 감지하는 최고수준의 조기경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로서는 여러 가지 예측 가능한 여러 변수를 고려한 대안 시나리오를 마련할 수 밖에 없다. 경제적 격동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유연성을 높이는 관리 시스템 구축과 함께 급변하는 상황에 흔들리지 않은 강인한 정신력, 그리고 위기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격동의 시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아무도 단언할 수 없지만, 결국 살아남는 자만이 이 위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번 글로벌 위기 이후 우리 세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우리는 위기 이후 위상이 한껏 높아졌다. 이번 위기는 우리에게 또한번의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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