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속철 사고...인프라 수출에도 타격

입력 2011-07-25 23:0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말레이시아 철도차량 수출ㆍGE와 공동 제조 계획 불투명

최소 35명의 사망자를 낸 중국의 고속철도 추돌 및 탈선 사고로 중국이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속철도 계획이 암초에 부딪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3일 오후 8시34분(이하 현지시각) 저장성 원저우 솽위 마을 20m 높이의 고가다리 위에서 고속열차가 추돌하면서 열차 6량이 탈선했다.

사고 원인은 앞서 가다 벼락을 맞고 멈춰선 열차가 경보시스템 파손으로 뒤따라 오던 둥처에 위험신호를 전달하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FT는 이 같은 사고가 국위 선양을 노리고 고속철도망을 정비해온 중국 정부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 최대 고속철도망을 건설하기 위해 거액의 자금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국가의 위신을 걸고 추진해온 계획이 오히려 혼란과 우려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은 것.

고속철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베이징-상하이간을 잇는 고속철(중국판 신칸센)이 개통 1개월도 채 안돼 3차례나 주행 중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최근 6개월간 중국 고속철은 고장이 끊이지 않았다.

철도부장이 해임된 후 후임자는 안전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운행 속도를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했지만 그럼에도 베이징-상하이간 철도는 문제가 줄을 이었다.

성광쭈 중국 철도부장은 올해 중국 철도망을 현재의 9만1000km에서 2015년까지 12만km로 확대할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국 정부는 예산을 감축, 고속철도 신설을 줄일 것임을 시사했다.

FT는 이번 사고로 철도당국의 야심찬 계획은 한층 더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난 채무 규모도 건설 계획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TV는 최근 중국 철도부의 부채가 최근 2년새 3배로 불어나 1조9800억엔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고속철 계획을 비판해온 베이징 교통대학의 자이젠 교수는 “비교적 근거리 대도시간의 고속철도 건설은 의미가 있지만 원거리 교통수단으로는 비행기가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속철도의 방대한 건설비는 경제 발전에도 부담이 된다”고 비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고로 중국이 철도 건설비 예산을 깎진 않겠지만 예산배분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철도 시스템은 전세계의 6%에 상당하는 선로를 통해 화물ㆍ여객 수송의 4분의1을 옮기고 있다.

세계은행의 자료를 바탕으로 FT가 1인당 수송 거리로 환산한 철도망 밀도는 미국의 10분의1, 유럽연합(EU)의 7분의1, 일본의 3분의1이다.

자이젠 교수는 "고비용으로 소수 인원 밖에 수송하지 못하는 고속철보다 수용 인원수가 많은 기존의 철도를 건설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속철도를 수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온만큼 중국도 쉽게 포기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중국 정부는 수익성이 낮은 제조업 위주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도의 제품을 세계 시장에 수출할 목적으로 고속철 건설에 공을 들여왔다.

이 같은 계획이 결실을 맺어 중국은 이달 말레이시아에 고속열차 228대를 납품하는 첫 수출 계약을 맺었다. 또 철도 대기업 중국남차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미국에서 고속 철도용 차량을 제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철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뤄진 것들로 계약이 끝까지 이행될지는 장담할 수없게 됐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9일부터 즉각 켠다…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싫어하는 이유 [해시태그]
  • [위기의 빈 살만] ① 네옴시티, 신기루인가...끊이지 않는 잡음
  • LTE 요금제, ‘중간’이 없다…같은 요금에 5G 6GBㆍLTE 250MB 데이터 제공
  • ‘20살’ 종부세 개편 초읽기…"양도·취득세까지 대개조 나서야" [불붙은 부동산세제 개편①]
  • 매크로 이슈 속 널뛰기하는 비트코인, 6만9000달러 선에서 등락 거듭 [Bit코인]
  • 대북 확성기 방송의 선곡은…BTS와 볼빨간 사춘기
  •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여동생이 올린 글…판결문 공개 원치 않는다
  • 엑소 첸백시 측 긴급 기자회견 "SM엔터 부당한 처사 고발"
  • 오늘의 상승종목

  • 06.10 13:12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7,713,000
    • -0.09%
    • 이더리움
    • 5,170,000
    • -0.29%
    • 비트코인 캐시
    • 659,500
    • +0.15%
    • 리플
    • 702
    • +0.86%
    • 솔라나
    • 224,000
    • +0.4%
    • 에이다
    • 619
    • +0.81%
    • 이오스
    • 990
    • -0.7%
    • 트론
    • 165
    • +2.48%
    • 스텔라루멘
    • 141
    • +1.44%
    • 비트코인에스브이
    • 79,200
    • -0.38%
    • 체인링크
    • 22,650
    • -0.09%
    • 샌드박스
    • 585
    • +0.3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