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 뭔가 못마땅해”…이직 꿈꾸는 직장인들

입력 2011-07-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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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올리기’ 내 체력부터 키우자

연봉은 많은 직장인들이 이직을 결심하게 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직장인들에게 연봉 액수는 자신의 가치를 나타내는 좌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시장조사 전문기관 이지서베이가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직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로 ‘연봉이 만족스럽지 않아서’(28.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처럼 연봉 때문에 이직을 원하는 직장인은 많지만 실제로 원하는 만큼의 연봉을 받고 옮기는 경우는 의외로 드물다. 연봉 협상 시 인사담당자로부터 몇 마디 말만 듣고 계약서에 사인하는 게 전부일 뿐 제대로 준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이직시장에서 ‘몸값 올리기’에 도전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몇 가지 팁을 제안한다.

◇연봉협상 전 ‘스펙’부터 점검하라=A대학 A학과를 졸업한 B는 같은 과를 졸업한 C와 비슷한 시기에 이직을 했지만 연봉은 무려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B는 시중은행 과장으로 연봉 6000만원에 이직을 결심한 반면 C는 외국계 기업 상무로 연봉 2억5000만원을 계약하며 이직했다. 이처럼 B와 C의 직장생활 기간은 비슷함에도 연봉이 엄청나게 차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직을 위한 연봉협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스펙’이다. 여기서 말하는 스펙이란 그 동안 쌓아온 업력, 성과, 각종 자격증 등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말한다.

커리어케어 이진영 수석 컨설턴트는 “연봉협상에서 승리하는 비법은 따로 없다”며 “평소 자신의 가치를 얼마나 높여 놓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커리어의 경우 형평성 문제로 개인 능력이 뛰어난 직원에게 연봉을 더 줄 수밖에 없다”며 “평상시 관련 자격증이나 어학능력, 업무경력 및 성과 등을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사와 동시에 지속적으로 주요 프로젝트 경력에 대한 관리 및 업데이트와 함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자기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수치를 정리한 데이터 정리도 필수라고 강조한다.

◇사전조사·분석은 전문가에게 맡겨라=얼마 전 이직에 성공한 직장인 김재윤(34)씨는 헤드헌터를 통해 시장과 자신의 연봉 수준을 분석한 결과 이전 직장 연봉이 시장 평균 대비 600만원 정도 적다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얻었다. 김씨는 이 점을 강조해 유리하게 연봉을 체결할 수 있었다.

연봉협상 시 자신이 속한 업종과 직급, 연차 등 구체적인 부분에서 연봉 수준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사전 조사와 같은 구체적인 부분은 전문가인 헤드헌터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다.

이진영 컨설턴트는 “이직 시 보통 최종 면접 합격 후 연봉 조율에 들어가는데 이때부터 원하는 연봉을 얻기 위한 치밀한 눈치싸움이 벌어진다”며 “그 만큼 어려운 단계로 실제 4건 중 1건은 연봉이 맞지 않아 입사를 취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 연차와 경력에 어느 정도 수준의 연봉이 적절한지 파악하고 흐름에 맞출 필요가 있다”며 “가끔 본인 능력과 상관없이 터무니없는 연봉을 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은 회사에서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입사하더라도 돈만 밝히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말했다.

◇첫 제안은 강하게…적절한 심리학 활용=본격적인 연봉협상에 들어가면 심리학을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앵커링 이펙트(Anchoring Effect: 닻 내리기 효과)’다. 앵커링 이펙트란 사람들이 어떤 값을 추정할 때 초기 값에 근거해서 판단하는 것으로 닻을 내린 곳에 배가 머물 듯이 처음 입력된 정보가 정신적 닻으로 작용해 전체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즉 처음에 제시되는 연봉 액수가 조율 기점이 된다는 의미다. 연봉협상은 일반적으로 제일 처음 제시된 숫자에서 심리적으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은 액수라도 일단 제시되면 그 범위에서 최종 협상이 결정된다는 것.

앵커링 이펙트를 활용하려면 많은 정보와 설득력을 바탕으로 하는 강한 선제공격, 즉 에임 하이(Aim High)가 필요하다. 에임 하이는 상대방에게 높은 기대치를 줌으로서 자신의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협상결과 이직자가 최초에 제시했던 연봉액수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승리했다는 느낌과 이직자가 더 많이 양보한 것과 같은 일종의 착시현상을 줄 수 있다. 다만 명확한 근거와 논리적인 설득력 없는 에임 하이는 되레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진영 컨설턴트는 “연봉액수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자존심 싸움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연봉협상에 미숙하거나 생각할 시간이 없어 당황하는 사람들은 시간을 버는 방법이나 심리학적인 측면을 미리 구상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평판관리, 조직과의 융화도 중요하다. 평판관리는 본인의 업무능력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자기계발 등이 포함되며 자신의 인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평소에 관리해야 한다. 또 복리후생과 같은 지나치게 구체적인 부분을 세세하게 따지는 것은 좋지 않다. 이럴 경우 되레 연봉을 삭감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에서 타협할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이진영 컨설턴트는 “최근에는 돈보다 직업의 안정성이나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보고 이직하는 추세”라며 “이직하겠다는 마인드가 확실하다면 연봉 올리기에 지나치게 집착하기보다 자신이 가장 적합하다는 자신감과 능력을 바탕으로 조직 분위기나 업무내용, 성장가능성,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있느냐를 먼저 따져보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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