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무노조 경영, 시험대 올랐다

입력 2011-07-1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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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시행 후 ‘삼성노조’ 설립

노조원 4명 불과 ‘찻잔 속의 태풍’... 향후 추이 및 재계 파급 주목

▲삼성 에버랜드 직원이 13일 오전 영등포구 서울남부고용노동청에서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자랑하던 무노조 경영이 시험대에 올랐다.

삼성에버랜드직원 박원우(39)씨 등 4명은 지난 13일 고용노동부에 ‘삼성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노조가입 대상도 개별 사업장이 아닌 삼성그룹 및 협력업체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로 명시, 향후 이들의 활동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그동안 ‘어용노조’로 분류되는 노조만 존재했던 삼성그룹에 본격적인 노조가 설립될 경우 삼성그룹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재계 전반에 미칠 파장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 노조 설립 파급력 ‘글쎄’

이날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초기업노조인‘삼성 노조’는 노조원이 4명에 불과하다. 노조원 모두 삼성에버랜드 직원으로 구성돼 삼성그룹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급단체 가입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삼성에버랜드는 지난달 말 회사의 간부급 직원으로 구성된 ‘삼성에버랜드’노조를 설립했다. 에버랜드 노조는 친회사 성격을 띠고 있어 자율적 성격의 ‘삼성노조’와 교섭권을 두고 내부적인 갈등도 우려된다.

현행 법상 과반수 노조에 교섭권을 부여하고 있어, 자율적 성격의 ‘삼성노조’가 노조원 확보에 실패할 경우 무늬만 노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삼성 안팎의 시각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현재 새로 설립된 ‘삼성노조’에 가입하려는 특별한 움직임이 보이지는 않는다”며 “복수노조는 법으로 보장된 제도인 만큼 특별하게 대응할 계획은 없고, 법 절차대로 시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노동계가 삼성에 복수노조를 설립하려는 의지가 강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던 삼성그룹에 자율적 노조가 생겼다는 것 만으로 의미는 있다”며 “더욱이 경영권 승계 해결의 정점이자, 이재용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에버랜드에 노조가 설립된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 재계 전반에 복수노조 바람불까

삼성그룹에 자율적 노조가 설립되면서 재계 전반에 복수노조 바람을 불러일으킬 지도 관심거리다.

복수노조 설립허용이 시행된 지 2주일이 지났지만 재계와 노동계의 관심이 몰렸던 포스코나 LG, SK 등 주요그룹 계열사에는 아직 복수노조설립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 내에 자율적 복수노조가 설립되면서 이들 그룹들도 노조설립 움직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별다른 동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노무담당 부서에서는 삼성노조의 활동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노조의 경우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삼성노조의 활약여부에 따라 국내 주요 대기업들에 복수노조 설립 바람이 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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