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테크노마트 원인 어디에…

입력 2011-07-06 05:43 수정 2011-07-0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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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5일 건물 흔들림 현상으로 긴급대피 소동을 빚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 테크노마트'는 지하 6층~지상 39층짜리 복합 전자유통센터 건물이다.

프라임개발㈜이 시행하고 현대건설이 시공(설계·감리는 삼우건축)했다.

이 빌딩은 12층 높이의 '판매동'과 39층 높이의 '사무동'이 연결된 구조로 2500여개의 전자매장과 패션쇼핑몰, 멀티플렉스 극장을 두루 갖추고 있다.

대지면적 2만5260㎡, 연면적 25만9731㎡ 규모로 1994년 10월 착공해 1998년 3월 완공됐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 건물은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용도지역은 준주거지역, 주차장정비지구로 돼 있다. 사용승인은 1998년 8월 내려졌다.

당시 모래사장과 쓰레기 하치장 등으로 방치된 유휴지에 초대형 복합 상가를 짓겠다는 계획이어서 사업 초기부터 난항을 겪은 데다 한창 공사 중이던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자금조달 문제에 부딪히기도 했다.

하지만 개장 이후에는 지하철 2호선 강변역에서 가깝다는 뛰어난 입지와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도입, 당시 IT벤처 열풍에 편승한 전자상품 위주의 구성을 앞세워 서울 동부 한강변의 '랜드마크 빌딩'으로 큰 화제를 모으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특히 강변 테크노마트는 2000년대 초반 '개발사업의 성공신화'로 일컫어지며 이후 프라임그룹의 급성장을 뒷받침하는 계기가 됐다.

강변 테크노마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프라임그룹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주변에 신도림 테크노마트을 열고 한글과컴퓨터, 동아건설 등을 인수하며 사세를 크게 확장했다가 무리한 기업 인수의 여파로 재무 구조가 악화돼 2008년 신도림 테크노마트 사무동, 지난달 강변 테크노마트 사무동을 잇따라 매각하기도 했다.

문제의 강변 테크노마트 빌딩은 시설물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1종 시설물로 준공 후 10년이 지나면 정밀안전진단 대상이 돼 2008년 고려구조ENG사로부터 정밀안전진단을 받은 결과 B등급(양호) 판정이 내려졌다.

안전등급은 A~E등급으로 구분되며 D 또는 E등급을 받아야 취약시설로 분류돼 보수·보강이나 재건축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 건물은 3년 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이날 진동은 시설물의 구조변경이나 최근 폭우로 인한 지반 침하 등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전국의 수많은 대형 건물이 별다른 문제 없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건축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이후 발생한 문제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995년 붕괴된 삼풍백화점도 불법 증축과 용도 변경이 붕괴의 한 원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건설회사의 한 관계자는 "삼풍백화점도 4층으로 설계된 건물이 5층으로 증축됐고, 수시로 용도변경이 이뤄지면서 당초의 구조체가 곳곳에서 훼손됐다"며 "초고층 건물은 설계 당시부터 까다롭게 건축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준공 이후 구조변경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이 건물이 상하로 진동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지진이 오면 위아래로 흔들리는 파동이 있을 수 있지만 지진이 관측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인을 섣불리 추정하기 어렵다"며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기초구조물이나 수직부재가 파손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라임그룹 관계자는 "중간에 구조변경을 한 적이 없고 진도 7의 강진에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된 튼튼한 건물"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도 "내부적으로 원인이 무엇인지 자체적으로 알아보고 있다"며 "아직까지 시공상의 문제인지 다른 문제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대형 건물의 경우에는 중간에 보강공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그쪽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광진구청이 3일 동안 정밀진단을 실시해 퇴거 여부를 최종 결정하며, 국토부도 서울시 등을 통해 진동 원인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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