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계열사 물량 독차지…IT서비스 왜곡

입력 2011-06-23 11:02 수정 2011-06-2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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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LG CNS, SK C&C 등 모기업 의존도 38~63%

국내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 통합)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소수 대기업에게 돌아가는 등 시장의 경쟁구조 왜곡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같이 소수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부당 내부거래 의혹 또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중소업체들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식’ 저가 수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T서비스 업계는 삼성SDS, LG CNS, SK C&C 등 대기업 빅 3 계열사의 독무대다. 빅3의 IT서비스 시장 매출 점유율은 2009년 53.8%에서 지난해 약 3%포인트 늘어난 56.9%다.

이들 기업의 모 그룹 의존도가 40%~70%에 달한다. 모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혜택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그룹 내 물량을 소화하면서 대외 사업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 문제는 전체 매출액 가운데 모그룹에 의존하는 내부 거래 비중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은 그룹 계열사 수요를 실질적으로 독점하면서 중소 IT업체들의 시장참여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본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은 기업일수록 내부 거래 비율이 높았다. 이건희 회장 일가 17~18%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삼성SDS의 경우 내부거래는 전체 매출의 63.1%를 차지했다. LG CNS도 주요 IT 서비스 업체 평균 관계사 의존도인 50% 수준보다는 적지만 2009년 37.51%였던 그룹 관련 매출이 2010년 38.44%로 올랐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4.5%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SK C&C는 지난해 매출 1조4752억원 가운데 그룹에 의한 매출이 9425억원(63.9%)이었다.

그룹 관계사의 시스템 및 네트워크를 운영·관리하는 SM(시스템 유지보수)사업은 적정마진을 확보하고 있어 IT서비스 업체들의 주된 수익원일 뿐 아니라 현금 위주의 대금결제로 주된 현금창출원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대형업체들의 시장 독식에 중소 IT서비스업체들은 경영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중소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100억원의 사업규모에서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마지노선이 85억원이라고 한다면 대형 업체들은 그 보다 턱없이 낮은 금액을 제시하기 때문에 그룹 SM 지원 등으로 영업이익을 내는 곳이 아니면 감히 감당할 수가 없다”면서 “정부쪽 사업이라도 현실화가 돼야 하는데 정부가 먼저 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성, 합리성 평가를 할 수 없는 지금의 가격 평가시스템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수주를 희망하는 업체들이 발주자에게 제출하는 1장 짜리 제안서로는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발주시 300장에 가까운 가격 제안서를 받고 있다.

박상하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정책연구팀장은 “발주자가 사업자의 제안에 대해 시장 조사를 하고 저가이면 소명할 기회를 줘야 하는데 그것을 담당해야 할 일선 구청의 정보화 담당 인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절반 이상이 3~5년 미만 경력을 가지고 있어 문제”라며 “발주자가 열심히 사업 분석을 하고 시장조사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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