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1899년 '민족은행' 첫 발 떼다

입력 2011-06-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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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사의 산 증인 우리은행]①112년 역사의 시작

▲대한천일은행 본점 건물인 광통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본점 건물이다. 1909년 5월 준공돼 15년 동안 본점 건물로 사용됐다. 1914년 2월 화재로 소실돼 1915년 복구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됐다. 현재 우리은행 종로지점으로 사용되고 있다.(우리은행)

구한말 시작된 은행의 역사는 100여년을 지속하면서 국가의 흥망성쇠와 더불어 발전해왔다. 우리은행 역시 일제식민지, 해방, 한국전쟁, 경제개발, 외환위기를 겪으며 그때마다 국가의 든든한 금융자본으로서, 고객의 금고로서 제 몫을 다해왔다. 이에 본지에선 기획을 통해 한국 금융의 역사를 함께한 우리은행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봤다.<전문>

우리은행은 격동의 시간 속에서 수많은 고객과 함께하며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금융선진화를 위해 달려왔다. 특히 우리은행은 태동부터 외세자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최초의 민족은행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국 은행이 속속 우리나라에 진출하는 가운데 일본이 자국의 은행의 앞세워 우리나라의 경제침략을 본격화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은행의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이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시작을 알린 대한천일은행은 1899년 1월30일 설립됐다. 고종황제가 최초의 운영자금으로 3만원을 납입했으며 정부 관료와 조선상인이 주주로 참여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주식회사이기도 하다.

‘대한천일은행’은 오늘날의 기획재정부 장관격인 탁지부대신에게 제출했던 창립청원서를 통해 “돈을 원활하게 융통하는 것이 국가발전의 근본”이라며 창립이념을 밝혔다. 또 민족의 자존심을 세우고 외세로부터 은행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 “조선사람 이외에는 대한천일은행의 주식을 사고 팔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은행회계도 전통적인 복식회계법인 송도사개치부법으로 작성됐다. 당시 대한천일은행은 예금과 대출업무를 담당하는 일반은행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화폐발행과 재정업무를 담당하는 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했다.

대한천일은행 초대 은행장이었던 민병석은 탁지부대신, 궁내부대신을 역임한 고종황제의 신임을 받는 인물이었다. 1902년 제2대 은행장으로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이 취임했다.

1905년 일본에 의해 조선 상권이 피폐화됐던 백동화사태 때에도 ‘대한천일은행’은 일제에 저항하며 휴업을 단행하기도 했다. 또한 1907년부터 일본에 진 나랏빚을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에 적극 참여해 모금액을 관리하기도 했고, 독립자금을 관리해 조선의 독립을 위한 민족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1910년 8월 한일병합이 되면서 조선총독부는 ‘대한천일은행’이라는 이름을 ‘조선상업은행’으로 강제로 변경시키는 등 민족은행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탄압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에 대한 민족적 애정은 사그라지지 않아 1919년 3·1운동 때에는 본점 앞에서 만세운동이 벌어졌으며, 1930년대에는 황해도 해주, 평안도 정주 등에서 지점 유치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우리은행 역사의 또 다른 큰 줄기인 ‘한일은행’의 전신인 ‘조선신탁주식회사’와 ‘조선중앙무진주식회사’도 금융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1932년 설립된 ‘조선신탁주식회사’는 부동산, 유가증권, 금전 신탁자금 운영전문 금융회사로 자금을 주로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여 기업금융의 또 하나의 방법으로 운용됐으며, 1936년 설립된 ‘조선중앙무진주식회사’는 서민금융 또는 소기업금융을 주로 담당했다. 이 두 회사는 해방 후 ‘한국흥업은행’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됐고 1960년 ‘한일은행’으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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