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살피는 '모피아', 하늘을 보는 '이피비'

입력 2011-06-17 11:14 수정 2011-06-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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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영원한 철밥통] 옛 재무부·경제기획원 '맞수' 관계

‘모피아는 땅을 살피고, 이비비는 하늘을 본다’

이는 한국 경제 관료의 양대 축인 옛 재무부 출신과 옛 경제기획원 출신들을 한 마디로 함축한 표현이다. 이피비(EPB)는 옛 경제기획원(Economic Planning Board)의 영문약자다.

이들은 1960~1970년대 거시정책과 예산을 다뤘다는 점에서 하늘을 본다고 표현되고 있다. 결속력 면에서는 EPB가 모피아보다는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모피아의 영원한 맞수라 할 수 있다.

EPB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제3공화국 때 등장했다.

당시 박 전 태통령은 당시 강력한 개발경제정책 추진을 위해 재무부 내 예산 부문에 각 부처가 가진 기획·정책조정 기능을 합쳐 경제기획원을 출범시켰다.

이후 EPB는 모피아를 제치고 1960년대부터 시작해 1980년대 초까지 이어온 경제성장 드라이브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EPB는 1980년대 이후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경제가 형성되자 입지가 점점 줄어들었다.

1994년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에는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을 통합한 재정경제원이 출범했지만 모피아의 끈끈한 유대 앞에 EPB는 분루를 삼켜야 했다. 33년간 지속돼온 재무부에 대한 EPB의 견제가 힘을 잃으면서 EPB의 제1전성기가 끝난 셈이다.

이후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다시 재정경제원을 모피아가 축이 되는 재정경제부와 EPB가 중심이 되는 기획예산처로 분리했다.

하지만 경제기획원의 정책 부문을 재정경제부가 가져가 결국 EPB는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공정거래위원회로 분파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의 후임과 민주당 새 원내대표 경선 등 최근까지도 재무부와 경제기획원 출신 경제 관료들 사이의 해묵은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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