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ㆍ만원버스 밀고 당길 땐 "짜증 확~"

입력 2011-05-3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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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대중교통 이용 스트레스 조사해보니

# 직장인 김모(30)씨는 아침마다 전쟁을 치른다. 가뜩이나 몸이 무거운 출근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이리저리 치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철은 ‘지옥철’이라는 별칭이 딱 어울릴 정도로 최악이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발을 밟혔다. 짜증이 밀려왔지만 화낼 기력도 없다. 사람들로 가득 찬 차량에선 꼼짝달싹하지 못한다. 화를 가까스로 참지만 이번엔 억지로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가슴을 압박한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어찌어찌해서 회사에 도착하지만 이미 기진맥진해진 상태가 돼 업무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김씨의 하루는 아침부터 어그러졌다.

출·퇴근은 직장인들의 하루 일과 중 ‘시작과 끝’이다. 출퇴근 시 스트레스를 받으면 하루 전체가 꼬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이 괴롭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은 아침부터 미간 사이에 주름이 저절로 생긴다.

지하철과 버스로 대변되는 대중교통은 출퇴근 시간에 ‘지옥’으로 변해 직장인들의 짜증을 유발한다. 대부분 비슷한 출.퇴근시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출퇴근 대란(大亂). 스트레스와 불만이 가득한 직장인들의 출퇴근 풍경을 살펴봤다.

◇직장인 “지하철, 인파가 밀치고 당길 때 짜증”=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지하철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직장인들의 절반 이상(64.2%)이 지하철을 이용했다. 제 시간을 때 맞출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출퇴근 시 지하철은 그리 만만치 않다. 직장인들은 사람들이 밀고 당길 때가 가장 짜증난다고 얘기한다. 잡코리아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인파로 인한 밀치고 당길 때’가 78.4%라는 압도적인 이유로 출퇴근 스트레스 1위로 꼽혔다.

모 기업 특허팀에서 근무 중인 직장인 이모(28)씨 역시 출퇴근 시 지하철이 가장 두렵다. 차량은 이미 만원이지만 기를 쓰고 타려는 사람들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인 이씨는 사정없이 밀려 가끔 숨이 막히는 아찔한 경험도 겪었다. 실제로 출근 시 쓰러진 적도 있다.

이씨는 “아침의 지하철은 그야말로 지옥”이라며 “서로 꼭 타야한다는 욕심 때문인지 주변을 둘러보지도 않고 무조건 몸부터 들이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시가 자랑인 지하철이 사고 등으로 연착할 경우도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늘리는 한 원인이다. 총 47.3%의 직장인이 지목했다.

모 양말제조업체에서 물류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장인 황모(29)씨도 지하철 연착으로 최근 억울한 지각을 한 적이 있다.

황씨는 “사람이 많아도 지하철을 타는 이유는 제 시간 안에 출근하기 위해서인데 차량이 연착되면 의미가 없지 않느냐”며 “물론 이유가 있겠지만 적어도 출퇴근 시간 대엔 이런 일이 없도록 코레일 측에서 예방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ㆍ◇직장인들 “붐빌 수록 에티켓 좀 지킵시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더 빛을 발하는 대중교통 에티켓은 출퇴근 시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시끄럽게 전화통화를 하거나 소리를 크게 해놓고 DMB를 시청하는 등 꼴불견 행동들은 직장인들의 불쾌지수를 높인다.

특히 10명 중 3명은 ‘시끄럽게 전화통화를 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이 직장인들이 조사 결과 32.2%나 차지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들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음악을 큰 소리로 듣는 사람들도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주범으로 꼽혔다. 전체의 15.8%다. 이어폰을 꼈지만 소리가 커서 근처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이에 대해 직장인 임모(30)씨는 “개성시대라고는 하지만 근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건 이해할 수가 없다”며 “사회인으로서 최소한의 배려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신문을 크게 펼쳐서 보는 사람들도 출퇴근 시 받는 스트레스 중 하나로 꼽혔다.

◇여직장인에게 ‘악몽 높은’ 지하철 2호선= 지하철 노선 중에서도 기업들이 즐비한 2호선은 출퇴근 시 더욱 악명이 높다. 타 노선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하철 2호선은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노선으로 집계됐다. 46.7%에 달하는 직장인들이 응답했다. 구로디지털단지, 사당, 강남, 역삼 등으로 이어지는 지역에 직장인들의 일터가 몰려있는 영향이 크다.

2호선을 타는 여성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이 더 무섭다. 인파 속에서 은근히 이뤄지는 스킨십 때문이다. 실제로 성추행 등이 가장 빈번하게 행해지는 곳이 지하철 2호선이라는 경찰조사결과도 있다. 성추행이 아니더라도 여성 직장인들에겐 남성들과의 신체접촉이 상당한 스트레스다.

삼성역 근처에서 일하는 직장인 박모(28)씨 역시 “솔직히 남자들보다 신체접촉에 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사람들이 몰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찝찝한 기분은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남성 직장인들 역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본의 아니게 여성들과 신체접촉이 많아져 오해를 사기 쉽다는 항변이다.

직장인 서모(29)씨는 “사람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신체접촉을 하게 됐는데, 여성분이 오해를 했는지 나를 노려봤다”며 “본의 아니게 이상한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남자들 입장에선 더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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