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진짜 부자들에게 세금 더 걷어야”

입력 2011-05-27 10:34 수정 2011-05-27 11:1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소득세 과표구간 신설필요, 법인세 감세는 신뢰의 문제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은 “현행 최대 소득세율(35%)이 적용되는 (연소득) 8800만원 위로 과표 구간을 신설해 진짜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을 거쳐 금융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는 조 의원은 2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감세철회 논쟁에 관해 이같이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조 의원은 또 산은지주의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 “종국엔 산은을 민영화 한다는 게 정부 목표”라며 “이를 위한 로드맵을 정부가 미리 제시해줘야 비정상적인 인수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값 등록금에 대해선 “용어 선택부터 잘못됐다”며 “좋은 취지를 살리고 당내 이견도 줄이려면 ‘국민장학금’이라고 불렀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소득세 감세 철회에 대한 입장은.

▲현행 최대 소득세율 35%가 적용되는 이들은 연소득 8800만원 이상을 받는 국민들이다. 그러나 세금 떼고, 대출받아 아파트라도 한 채 장만하면 대출금과 이자 부담이 높아서 가처분 소득은 굉장히 적어진다. 사실 감세 혜택을 받아야 할 그들에게 감세 해주는 걸 ‘부자감세’로 매도하면 곤란하다. 현행 최고구간 위로 과표 구간을 신설해 (예를 들어) 연소득 1억2000만원 이상 올리는 고소득자들이 세금을 더 내게 해야한다. 이들에게 감세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래야 한나라당도 ‘부자감세 안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한나라당 고정 지지층인 고소득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지금은 감세하느냐, 철회하느냐의 기로다. 감세정책을 철회하면 최고소득층들은 어차피 감세 혜택을 못 받는다. 사회적으로 같이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법인세에 대한 의견은.

▲법인세는 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신뢰’를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들은 장기투자계획을 세운다. 국내 법인들은 물론 외국법인들이 한국 시장에 매력을 느끼도록 해야 하는데 (법인세를) 감세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하면 누가 믿고 투자하겠나. 그러면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 되는 거다. 법인세는 점차적으로 감세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

-감세에 정책에 관해 당정청 간 이견이 크다.

▲정부나 당이나 정책 기능이 굉장히 약하다.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토론을 해야 하는데 그것조차 제대로 안 된다. 일례로 얼마 전 기획재정부에 소득세 과표 구간을 신설하면 세금이 얼마나 더 걷힐 수 있을지 시뮬레이션 한 자료를 달라고 요청했는데 없다고 하더라. 정부 탓만 할 게 아니다. 정부가 안 하면 당에서라도 독립적으로 해야 한다. 곧 선출될 새 지도부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책 무장을 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산은지주의 우리금융 인수에 대한 견해는.

▲종국엔 산업은행도 민영화해서 경쟁력 있는 투자은행(IB)으로 만드는 게 정부 목표 아닌가. 그런데 산은과 우리금융은 모두 지주회사라서 합병되면 서로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 (산은이 우리금융을) 공적자금 회수 등을 이유로 인수한다 해도 구조조정을 거쳐 훗날 산은을 민영화 시킬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로드맵을 정부가 미리 제시해줘야 비정상적인 인수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안 그러면 관치금융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반값 등록금’ 이 이슈로 떠올랐다.

▲반값 등록금은 용어 선택부터 잘못됐다. 취지를 살리고 당내 이견도 줄이려면 ‘국민장학금’이라고 불렀으면 좋겠다. 저소득층이라고 해도 노력을 안 해 성적이 나쁜 학생들에게까지 혈세로 등록금을 대 줄 순 없다. 혜택 받는 학생들에게 윤리적인 책임감을 주기 위해서라도 ‘국민장학금’이라고 해야한다. 정책 이름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정책 설명회를 할 때, 즉석에서 SNS를 통해 이름을 공모하는 제도를 도입했으면 한다.

-당 정책에 관한 의견 제시 진입장벽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나도 경제 정책에 목소리를 적극 내고 싶지만, 현재 정무위나 정책위 소속이 아니라 한계에 부딪칠 때가 있다. 국회보다 규모가 훨씬 큰 영국과 미국 의회는 어떤 이슈에 관해 관심 있는 의원들은 소속 불문하고 참석하도록 하고, 아이디어를 서로 교환한다. 의견 수렴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 ‘누구나 포럼’ ‘이건나도 포럼’ 같은 형태의 시스템 마련을 제안한다.

-당내 정체성 논란이 한창이다.

▲계파투쟁에서 노선투쟁으로, 정책다툼으로 가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민주당과 똑같아져야 선거에서 이긴다는 목소리까지 나오지만, 절대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기반은 보수층이다. 이번 분당선거에서도 봤듯이 실망한 보수는 그래도 한나라당을 찍는 게 아니라 아예 투표장에 안 나온다. 보수를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는 것도 우리 의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육군 훈련병 사망…완전군장 달리기시킨 중대장 신상 확산
  • 박병호, KT 떠난다 '방출 요구'…곧 웨이버 공시 요청할 듯
  • 북한 “정찰 위성 발사 실패”…일본 한때 대피령·미국 “발사 규탄”
  • 세계 6위 AI국 韓 ‘위태’...日에, 인력‧기반시설‧운영환경 뒤처져
  • 4연승으로 치고 올라온 LG, '뛰는 야구'로 SSG 김광현 맞상대 [프로야구 28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699,000
    • -1.88%
    • 이더리움
    • 5,298,000
    • -2.05%
    • 비트코인 캐시
    • 649,500
    • -4.7%
    • 리플
    • 731
    • -1.35%
    • 솔라나
    • 234,700
    • +0.04%
    • 에이다
    • 635
    • -2.01%
    • 이오스
    • 1,126
    • -3.26%
    • 트론
    • 155
    • +0.65%
    • 스텔라루멘
    • 150
    • -1.9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000
    • -1.64%
    • 체인링크
    • 25,750
    • -0.31%
    • 샌드박스
    • 621
    • -2.5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