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IMF 총재, 유럽인이면 안되는 이유

입력 2011-05-26 14:40 수정 2011-05-26 14:5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공정성 결여 대두ㆍ선진국과 신흥국간 대립 가능성

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또 유럽에서 나오는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다.

현재 유력 후보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도 유능한 인물이긴 하지만 그가 실제로 IMF 총재직에 오를 경우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유럽 인사가 또 IMF 총재직에 오를 경우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EU는 물론 미국까지 라가르드 장관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라가르드 장관의 IMF 총재 취임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IMF에서 투표권은 유럽연합(EU)이 32%, 미국은 16.7%, 일본이 6.01%, 독일 5.87%. 영국과 프랑스가 각각 4.85%, 중국이 3.65%로, 이변이 없는한 라가르드 장관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5개국은 유럽의 IMF 총재직 독점에 강력히 반발하며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투표권도 낮은데다 단일 후보를 내지 못해 별다른 영향은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라가르드 장관은 25일 IMF 총재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 “모든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문제는 말 그대로 유럽에서 또 IMF 총재가 나오게 됐다는 점이다.

현재 국제 사회에서는 IMF를 ‘유럽통화기금’으로 부를 정도로 IMF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일고 있다.

실제로 IMF는 유럽 전역에 확산되고 있는 재정위기에 대응하느라 동분서주, 유럽 지역의 지원에만 치중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IMF의 여신에서는 79.5%가 유럽 지역에서 이뤄졌다. 이 가운데 52.9%는 동유럽, 나머지 26.6%는 서유럽으로 흘러 들어 갔다. 재정위기에 처한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을 구제하느라 대규모 자금이 유럽 지역으로 쏠린 것이다.

이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보다 유능하기 때문에 국제기구의 수장을 맡아야 한다는 선진국들의 전통적인 주장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FT는 이것이 결국 IMF 스스로가 국제기구로서의 독립성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했음을 인정하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IMF 수장이 유럽에서 나올 경우의 또다른 리스크는 국제 무대에서 대두되고 있는 신흥국들을 의도적으로 배제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FT는 기존 선진국들이 앞으로도 계속 국제 무대를 지배할 수 없음을 인정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기득권을 가진 나라들이 국제기구를 계속 운영할 경우 신흥국들은 당연히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 따로 뭉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 경우 세계 경제가 양분돼 장기적으로는 모두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FT는 우려했다.

브릭스 5개국은 25일 공동 성명에서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고위 관리들이 이번에도 유럽인이 IMF 총재직을 맡아야 한다고 잇따라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유럽이 IMF 총재 자리를 장기간 독식하는 것은 IMF의 합법성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FT는 라가르드 장관에 대해 미국 대형 로펌 베이커앤매킨지 회장을 지내 영어에도 능통하고 호감가는 훌륭한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경제학 지식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오는 8월 퇴임하는 존 립스키 부총재의 후임으로는 능력있는 이코노미스트가 기용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육군 훈련병 사망…완전군장 달리기시킨 중대장 신상 확산
  • 박병호, KT 떠난다 '방출 요구'…곧 웨이버 공시 요청할 듯
  • 북한 “정찰 위성 발사 실패”…일본 한때 대피령·미국 “발사 규탄”
  • 세계 6위 AI국 韓 ‘위태’...日에, 인력‧기반시설‧운영환경 뒤처져
  • 4연승으로 치고 올라온 LG, '뛰는 야구'로 SSG 김광현 맞상대 [프로야구 28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650,000
    • -2.88%
    • 이더리움
    • 5,266,000
    • -2.86%
    • 비트코인 캐시
    • 643,000
    • -5.79%
    • 리플
    • 727
    • -2.02%
    • 솔라나
    • 231,000
    • -1.87%
    • 에이다
    • 630
    • -2.93%
    • 이오스
    • 1,115
    • -4.62%
    • 트론
    • 154
    • +0%
    • 스텔라루멘
    • 148
    • -2.63%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400
    • -2.92%
    • 체인링크
    • 25,260
    • -2.02%
    • 샌드박스
    • 614
    • -3.9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