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못말리는 '커피사랑'…"커피 없이는 못 살아"

입력 2011-05-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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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후엔 커피전문점 ‘직장인 부대’ 행렬 줄줄…하루 평균 커피 3잔

▲직장인들이 점심 이후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11년 한국은 ‘커피전문점 천국’이다. 각양각색 커피전문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늘어나 한집 건너 한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기도 한다’는 말처럼 커피전문점을 애용하는 사람도 그만큼 많아졌다.

주말엔 아예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평일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점심시간엔 길게 줄 선 직장인 부대들을 흔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들은 커피 한 잔을 먹기 위해 황금 같은 점심시간을 투자한다. 기다려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불평은 하지만 커피를 포기하진 않는다.

직장인들과 커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바쁘고 힘든 일과 중 커피 한 잔의 여유는 여전히 직장인들의 유일한 낙이다.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고 집중력도 올려준다.

하지만 과거 일명 ‘자판기 커피’만 마시던 시대와는 그 풍경이 다소 바뀌었다. ‘커피 믹스’만 마시던 시대에서 이제는 ‘아메리카노’ ‘카라멜 마끼아또’ 등 부르기도 힘든 다양한 이름의 고급 커피를 마시는 시대가 됐다. ‘점심값보다 커피값이 더 비싸다’는 말이 전혀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가 됐다.

점심시간마다 줄을 서서 커피를 사 먹는 직장인들. 밥은 굶어도 커피는 마셔야 개운하다는 직장인들의 2011년 커피 문화에 대해 살펴봤다.

◇커피전문점 이용 고객 절반이 ‘직장인’=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직장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커피전문점 이용고객 중 55.5%가 직장인으로 집계됐다. 직업별 분류서 대학(원)생(20.1%), 전업주부(11.7%)를 제치고 1위로 꼽힌 것. 설문조사는 서울, 경기도 및 6대 광역시 거주자로 만 19세~44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는 평일 12시부터 1시 사이에 커피전문점에서 펼쳐지는 풍경과도 무관치 않다. 이 시간대 회사 근처 커피전문점 안에선 예외없이 긴 행렬이 펼쳐진다.

실제로 기업들이 밀집한 광화문 근처 커피전문점엔 오후 12시30분이 지나면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점심을 먹고 온 직장인들이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몰려들었다.

광화문 근처 커피전문점 ‘커피빈’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28)씨는 “이 근처 직장인들은 대부분 점심을 30분 만에 먹고 커피점으로 향한다”며 “점심 직후 깔끔한 ‘아메리카노’ 한 잔은 삶의 활력소”라고 설명했다.

‘줄 서서 먹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엔 “어차피 기다리면서 동료들과 수다도 떨고 스마트폰도 있어 심심하지 않다”며 “기다림보다 커피가 더 당기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측도 직장인들이 몰려드는 점심시간을 ‘피크타임’으로 보고 있다.

커피빈코리아 장윤정 운영본부팀장 역시 “회사들이 밀집한 광화문, 태평로, 여의도 등 매장에선 하루 매출 가운데 40~50%를 점심시간대에 달성하고 있다”며 “쿠폰(일정 횟수 이상 마시면 커피 1잔을 무료 제공하는 쿠폰) 회수율도 직장인 밀집지역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코리아 박한조 홍보사회공헌팀 주임 역시 “커피전문점은 집과 사무실을 떠난 ‘제3의 공간’으로서 문화적 경험과 가치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직장인들의 수요 역시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비싼 커피 가격… ‘합리적 소비행태’ 보이기도=미국의 경제지 포춘은 최근 “부자가 되고 싶으면 고급 커피를 사 먹지 말라”고 조언하는 기사를 실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커피전문점에서 평균 8.43달러 이상을 지출한다. 일주일에 한 번만 커피전문점에 들른다 해도 연간 385달러를 낭비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커피전문점에서 가격이 비교적 싼 ‘아메리카노’ 가격도 최소 3000원 이상이다. 다른 첨가물이 들어간 커피들은 가격이 더 비싸진다. 일부 커피들은 5000원을 상회한다. 지갑이 얇은 직장인들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가격대다.

때문에 최근 직장인들 가운데선 ‘커피 노마드족’이 늘고 있다. 커피 노마드족은 커피와 유목민(Nomad)을 합성한 용어로, 인터넷에서 값싼 커피를 검색하고 발품을 파는 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직장인 ‘커피 노마드족’들은 커피전문점 대신,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하는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점을 찾는다. 이들 커피점은 일반 커피전문점보다 최소 1000원 이상이 싼 1500~2000원대 커피를 판다. 편의점에서 파는 캔커피 가격과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패스트푸드점도 인기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KFC 등 패스트푸드점에선 2000원에 커피를 팔고 있다.

광화문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1)씨는 “커피전문점에서 매일 커피를 마시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며 “하지만 패스트푸드점은 가격도 약 1000원 정도 저렴하고, 맛도 괜찮아 동료들과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에선 아예 커피 기계를 사서 직원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커피빈코리아 장윤정 팀장은 “최근 기업체들의 캡슐 커피 기계 구매도 늘고 있다”며 “직원들의 커피 이용량이 많자 기업체들이 아예 기계를 놓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인들 하루 평균 커피 3잔 마셔=그렇다면 직장인들이 하루 마시는 커피는 몇 잔일까.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하루 평균 2.8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1288명의 직장인들은 ‘하루 커피를 평균 몇 잔 정도 마십니까’라는 질문에 △2잔(28.9%) △3잔(22.3%) △1잔(18.6%) △4잔(8.5%) △5잔(6.7%) 순으로 응답했다.

그 중 출근하고 바로 커피를 마시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았다. 전체의 48.9%(복수응답)에 달했다. 다음으론 △점심시간 직후(44.8%) △집중도가 떨어질 때(31.9%) △졸릴 때(21.1%) 등이 뒤를 이었다.

직장인 박모(28)씨는 “이른바 ‘지옥철’을 타고 출근한 후유증 때문에 오전에 정신이 없을 때가 많다”며 “출근하고 나서 바로 마시는 커피는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커피를 마시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잡코리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커피 한잔을 마시며 상사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푼다’는 직장인이 55.5%를 차지, ‘스트레스 해소 방법’ 1위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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