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글로벌 성공 CEO 키워드는 '신뢰'"

입력 2011-05-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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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골프공 브랜드 '타이틀리스트' 인수

PGA나 LPGA 등 세계 유명 골퍼들이 애용하는 1등 골프공 브랜드와 골프화 브랜드가 한국 회사의 품에 안겼다.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 사모펀드가 지난 20일 골프브랜드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를 보유한 글로벌 1위 골프용품 회사 어큐시네트 지분 100%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어큐시네트는 타이틀리스트 골프공, 풋조이 골프화, 스카티 카메론 퍼터, 보키 웻지 등을 보유한 글로벌 1위 골프용품회사로, 연 매출이 약 13억달러에 달한다. 세계적인 글로벌 1위 골프브랜드 인수의 중심에는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이 있었다. 올해 1월 매물이 나오고 미래에셋측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속전속결로 인수에 참여해 글로벌 1위를 단숨에 삼킨 것은 글로벌 브랜드 경영개척자로서의 윤 회장의 뚝심을 발휘한 결과였다.

윤 회장은 1945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지금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패션브랜드 ‘휠라’의 수장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뚝심의 경영자’라 부른다. 1991년 휠라코리아의 경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시발로 2007년 글로벌 ‘휠라’를 인수할 때까지의 ‘정면돌파’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뚝심의 경영자로 부르기에 과하지 않다.

윤 회장의 어머니는 그를 낳고 100일 만에 장티푸스로 사망했다. 아버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졸지에 고아가 된 그는 초등학교 교사이던 형의 집에 얹혀사는 신세가 됐지만 재수 끝에 서울대 치대에 합격했다. 그러나 의대를 가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못한 그는 곧 휴학했다.

의대 시험을 치뤘지만 고배를 마시고 후기대학이던 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재학 때 외무고시에 수차례 도전했지만 낙방하고 나서야 해운공사(현 한진해운)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현재에까지 이르렀다. 무일푼의 월급쟁이에서 시작해 글로벌 경영자에 이르면서 샐러리맨의 신화로 기억되고 있다.

윤 회장은 글로벌 휠라 인수로 월급쟁이 사장에서 오너로의 첫걸음을 뗐다. 하지만 휠라 인수는 새로운 역경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2005년 휠라코리아를 인수하는 자금을 마련했으나 약 110억원 가량이 부족했다. 당시 200여명의 휠라코리아 직원들은 퇴직금을 정산해 우리 사주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부족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을 채워줬다. 우리사주조합 결성 서명은 단 하루 만에 이뤄질 정도로 윤 회장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는 강했다.

2007년 윤 회장은 경영난을 겪던 글로벌 휠라를 인수해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휠라코리아의 인수가 직원들의 신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글로벌 휠라의 인수는 전 세계 파트너들의 신뢰 덕분에 가능했다. 당시 인수전에 뛰어든 회사는 총 8곳으로 이 중 2곳은 휠라코리아보다 더 비싼 가격에 인수하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새 주인은 휠라코리아였다. ‘신뢰’는 윤 회장의 모든 사업을 관통하는 수식어처럼 성공의 이면에 자리잡은 것이다. 윤 회장은 3억달러를 대출받고 1억10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총 3억9500만달러에 이르는 인수대금을 마련해 2007년 3월 30일 글로벌 휠라 인수를 끝냈다.

지난 해 2월 윤회장은 한 강연회장에서 “휠라코리아의 글로벌 휠라 인수는 단순히 꼬리가 몸통을 지배한 것이 아닌 철저한 준비와 계획하에 이루어진 기업의 성공적인 회사 회생절차였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휠라의 경영악화로 한해 1억5000만달러까지 적자를 보던 회사를 휠라코리아가 인수 이후 2008년 8억달러, 2009년 10억달러로 매출을 회복시켰으며 2014년 세계시장 매출 30억달러 달성을 약속했다.

강연 중에 윤 회장은 기업인수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된 자금조달에 있어 자신만의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언급하며 ‘브랜드 로얄티’를 이용한 금융기법을 동원해 26억달러의 현금을 조달한 노하우를 공개했다. 윤 회장은 “휠라 브랜드 사용보장기간을 5년에서 반영구적으로 연장해 주는 대신 로열티의 절반 정도를 선금으로 받아 차입금 상환의 기반을 마련한 것과 국내 모증권사로부터 3년 이내에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가치투자를 받아냈다”고 말했다. 급박한 상황을 타개했던 비결은 직원과 파트너들에게 보여준 ‘신뢰’였다.

이러한 성공을 가져온 그에게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

윤 회장을 아는 사람들은 그가 거창한 경영 이론을 내세우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글로벌 경영자로 거듭났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약속을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내세운다.

지난해 상장 때도 그랬다. 부실기업을 정상화했고, 이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2005년 일반투자자는 주당 7500원에, 2007년 재무적투자자는 주당 2만원에 주식을 받았다. 2만2000원 넘게 공모가가 책정되면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지 않고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글로벌 휠라는 경영악화로 한해 1억5000만 달러의 적자를 보던 생존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브랜드였다. 윤 회장은 “휠라는 앞으로 한국시장을 기점으로 미국시장과 전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파워의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높은 품질과 합리적 가격을 조화시키기 위해 과감히 중국 후젠성에서 제품을 생산, 조달하고 아디다스, 나이키, 리복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4대 스포츠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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