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 때문에 준비 하나도 못했는데…

입력 2011-05-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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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의 불안한 은퇴 <上>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작됐다. 전체 국민의 15%에 달하는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우리 사회·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들은 현역시절 모은 돈을 자식 뒷바라지, 부모 부양에 쏟느라 대책없이 은퇴를 맞고 있다.‘젊은노인’베이비부머들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본다.

# 중소기업에서 34년을 근무한 김석현(56)씨는 내달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다. 은퇴 후 즐거운 노후 설계를 즐겨야 할 시기에 김씨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미혼의 자녀가 둘이 있고 모셔야 할 부모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앞으로 20년 이상 남은 노후까지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 김씨가 해온 은퇴준비는 다달이 부은 개인연금저축 몇 십 만원이 전부다.

‘낀세대’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이어지고 있다. 6·25 전쟁이 끝난 직후 1954년~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는 약 712만명 정도로 국내 전체 인구의 14.6%에 달한다. 이들은 70~80년대 한국경제 발전을 이끈 주인공들이다.

현재 49~58세인 이들은 10년 후면 60대 초후반이 돼 본격적인‘노령층’이 된다. 통계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40년 후 노인인구는 38.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2018년에는 노인인구 비중이 2배로 늘어 본격적인‘고령사회(aged society)’에 접어들게 된다.

이미 지난해 부터 본격적인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가 시작됐다. 한국 베이비부머 대부분은 김씨와 같은 상황이다. 은퇴가‘코 앞’이지만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베이비부머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통계로 본 베이비붐 세대’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 대규모 사업장의 평균 정년은 57.14세였다. 즉, 베이비부머가 직장에서 일할 시간이 길게는 7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면 현재 50세의 기대여명은 32.08년로 나타났다. 이는 은퇴 후 20년 이상을 현재까지 저축한 금액으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이들 세대는 자녀가 삶의 전부이며 유일한 희망이라고 믿고 자녀의 교육부터 결혼까지‘올인’했다. 하지만 자녀가 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변하고, 평균수명까지 연장되면서 은퇴 후 20년 이상을 남겨진 부부 혹은 혼자서 남은 생을 채워야 하는 첫번째 세대가 됐다.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가 전국 15개 시도 베이비부머 4668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자녀의 학비와 결혼 비용, 부모 부양, 은퇴 준비 등으로 이중적인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중 은퇴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저축이나 투자가 상당히 미흡하거나(30.3%), 아직 시작 조차 못하거나(15.8%), 계획이 없다(10.6%)고 응답한 사람이 절반을 넘었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베이비부머들이 지금처럼 구체적인 노후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은퇴후 계획했던 생활을 실제로 누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울러 은퇴후에도 전 생애주기에 걸친 일자리와 자원봉사활동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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