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脈… 사람 관리도 능력이다

입력 2011-05-17 17:15 수정 2011-05-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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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93% "인맥, 도움된다"… "이해 득실 따지지 말고 관계 자체 집중해야"

인맥(人脈). 사전적 정의는 정계, 재계, 학계 따위에서 형성된 사람들의 유대 관계다. 뜻만 따져보면 다소 거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인맥이란 용어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흔히 쓰이고 있다. 특히 많은 이해관계들이 오가는 회사에서 더욱 자주 쓰인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인맥의 중요성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공감하고 있다. 능력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인맥을 찾지 못하면 도태되거나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다. 때문에 서점가에서도 ‘인맥 넓히기 방법’ 등의 서적들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인맥관리는 그만큼 직장인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그동안 인맥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능력을 제쳐두고 오로지 인맥 만을 통해 성공하려는 사람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능력 만으로 승부하려는 사람들은 허탈감에 빠지기 일쑤다. ‘불공평’이라는 단어가 입에서 저절로 나온다.

하지만 인맥을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이 아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직장인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이들은 인맥관리도 일종의 ‘능력’으로 여긴다. 불공평한 게 아니라 ‘친화력’이라는 능력을 통해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인맥관리는 모임 참석, 사내 동호회 참여 등 업무 외적으로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2011년 현재 인맥관리에 열중하고 있는 직장인들. 능력과 함께 인맥관리에도 나서며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꿈꾸고 있는 직장인들을 조명해봤다.

◇직장인 93% “인맥, 도움된다”

“솔직히 학생 때는 인맥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우리나라 사회에서 인맥만큼 도움을 주는 요소도 없는 것 같다.” 동종업계 지인을 통해 최근 성공적인 이직을 한 직장인 송모(28)씨의 말이다.

송씨 외에도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인맥관리가 직장생활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4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맥이 직장생활에 매우 도움된다’는 직장인들이 전체의 52.7%로 조사돼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조금 도움된다’라고 응답한 직장인들도 40.0%나 돼 ‘인맥이 도움된다’는 응답이 전체의 92.7%로 나타났다.

실제로 인맥의 도움으로 이직에 성공한 직장인들도 절반 이상(54.6%)으로 집계됐다.

또한 ‘현재 인맥관리를 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서도 직장인 67.1%가 ‘하고 있다’고 응답해 인맥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해주고 있다. 인맥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절반 이상의 직장인들이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인맥 형성’ 위해 사내 파벌 속하려하기도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 외부 인맥 쌓기에 열중하고 있는 반면 사내 인맥형성을 위해 회사 내 파벌에 속하려는 직장인들도 있다.

회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일종의 ‘집합체’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파벌이 형성되기 쉽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5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63.2%의 직장인이 ‘사내 파벌이 존재한다’고 응답했다.

사내 파벌에 소속되고 싶다는 직장인들은 ‘인맥형성에 도움을 받으려고’(34.5%)라는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파벌을 통해 ‘끈끈한’ 사내 인맥을 쌓아두려는 의도다. 한편으로는 파벌에 속하지 않으면 향후 사내에서 혼자만 도태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도 한몫을 한다.

의료기기업체에 근무 중인 최모(29)씨는 최근 암묵적으로 사내에서 결성된 한 파벌에 소속됐다. 사내 인맥을 쌓아 정보도 공유하고 편한 회사 생활을 하기 위해서다.

최씨는 “외부 인맥도 중요하지만 사내 인맥도 무시하지 못한다”며 “사내 인맥을 제대로 쌓아두면 회사 정보도 빨리 공유할 수 있고, 외부 인맥 쌓기로도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모 홍보대행사에서 근무했던 조모(32)씨는 사내 파벌 때문에 골치를 썩었던 기억이 있다.

조씨는 “여자들이 대부분인 홍보대행사에서 인맥관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파벌에 속해봤다”며 “끈끈한 인맥을 쌓는 데는 성공했지만 다른 파벌에서는 완전히 찍혀 뒷담화가 나도는 등 상당히 골치 아팠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파벌을 통한 인맥 쌓기는 ‘모 아니면 도’ 식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 대기업 부장들 “이해득실보다 관계 자체에 초점을”

사람관리에 대한 ‘내공’이 깊은 대기업 부장들은 직장인들의 인맥관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어치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부장들의 59.0%가 ‘성공하려면 인맥보다 능력의 역할이 크다’로 응답했다. 능력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기업 부장들 역시 인맥의 중요성을 무시하지 못했다. ‘능력보다 인맥이 커야 한다’(18.1%), ‘능력과 인맥을 비슷하게 갖춰야 한다’(22.8%)는 응답률이 꽤 높아 능력 못지않게 인맥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 부장들의 47.6%는 인맥 관리에 있어 ‘이해득실보다 관계 자체에 집중한다’고 대답했다. 인맥관리를 단기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다음으론 △‘새로운 정보 제공’(38.1%) △‘위기 시 도움 요청’(14.2%) 등이 뒤를 이었다.

뿐만 아니라 인맥을 쌓을 때 가장 고려하는 점으론 ‘공감대 형성’(29.5%)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자신과 얼마만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으냐에 따라 인맥 관계 형성 여부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사회생활 경험이 많은 대기업 부장들이나 경험이 비교적 부족한 일반 직장인들 모두 인맥을 무시하지 못할 요소로 인식하고 있었다. 인맥만으로 성공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으나 기본적으로 능력을 갖춘 후 인맥까지 더해진다면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인맥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직장인들이 인맥관리에 열중하는 모습. 무조건 부정적인 모습으로 바라보기 보단 어쩔 수 없는 사회현상으로 바라보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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