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골프는 '운칠기삼(運七技三)'

입력 2011-05-1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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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오픈 최종일 OB가 날뻔했던 것이 극적으로 살아나면서 버디를 골라 낸 정연주가 결국 이것으로 우승했다. 사진=박준석 포토

골프는 철저히 개인운동이다. 이때문에 흔히 코스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그런데 플레이를 하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상대적이라는 얘기다.

프로골퍼들의 대회만 해도 그렇다. 내가 잘 쳐서 이기는 경우도 있지만 동반자들이 실수를 해서 승자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문에 골프는 실수를 적게 하는 사람이 유리한가 보다.

그런점에서 지난주 끝난 국내 남녀 프로골프대회는 ‘내가 잘해서보다 남이 못해서’우승자가 바뀌는 꼴이 됐다. 물론 승자 역시 스코어를 잘 지켜낸 것도 실력이다. 하지만 스코어 차이가 나는데도 우승권에 든 선수가 스스로 무너져 우승컵을 반납했다면 승자는 역시 운이 따라 주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강풍’이라는 외부 돌발상황도 순위를 변동시키는데 한 몫 했다.

극적인 대회는 태영배 한국여자오픈. 경주 블루원 보문CC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신예’ 정연주(19.CJ오쇼핑)는 자신의 스코어를 지킨 덕에 프로 데뷔후 첫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김보경(25.던롭스릭슨)에 3타차로 공동 3위. 마지막날 2타를 줄였다. 장타력으로 보아 이 정도의 스코어는 뽑아낼 기량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정연주의 극적인 사건은 14번홀(파5)에서 벌어졌다. 세컨드샷이 왼쪽으로 날아갔고 볼은 굴러 OB지역을 향했다.

그런데 이 볼은 카트 도로벽을 막고 그린옆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100% OB였다. 벽이 낮았고 도로를 맞으면 튀어 나가기때문이다. 파3홀에서 티샷한 볼이 슬라이스가 나 해저드 지역으로 날아가다가 나무에 맞고 홀인되는 행운같은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정연주는 3번째 샷도 핀을 지나쳤다. ‘혹시 우승하는 거 아냐’하고 생각하면서 미소를 띤 정연주의 첫 퍼팅이 그대로 홀을 파고 들면서 버디로 연결됐다. 3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우승조의 김보경은 12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더니 13번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져 다시 보기, 15번홀에서 보기를 추가하며 우승권에서 밀려났다. 정연주에 2타 앞서 출발한 서보미(30)는 16번홀까지 동타를 이루다가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결국 우승트로피를 반납해야 했다.

남자 대회도 마찬가지. 군산CC에서 열린 볼빅군산오픈. 이승호(25.토마토저축은행)도 우승을 주운(?) 케이스. 이승호는 3라운드까지 2언더파로 공동 8위. 선두인 ‘루키’ 최민철(23)과는 4타, ‘베테랑’ 최호성(38)과는 3타 뒤졌다. 이승호는 최종일 버디와 보기를 2개씩 주고 받아 스코어는 2언더파로 원점. 그런데 최민철(23)은 이날 8타나 더 쳤다. 최호성도 5오버파나 쳐 2008년 우승이후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정상의 꿈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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