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시중은행 본점이 몰렸던 명동

입력 2011-05-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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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과 을지로 인근을 걷다보면 시중은행 본점이 유독 눈에 많이 띄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은행 본점(외국계 포함) 48곳 중 92%인 44곳이 도심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명동은 구한말 때부터 이땅의 금융 중심지였습니다. 1990년대 중반 명동 일대에는 국민·신한·서울·한미·제일·조흥·하나·보람·한일·상업은행 등 주요 은행 본점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습니다.

예컨대 옛 남대문로의 지도를 보면 남대문로 3가에 있는 한국은행을 시작으로 2가 주변에 상업은행, 한일은행, 서울은행, 국민은행 등이 있었습니다. 같은 길을 따라 하나은행, 조흥은행, 제일은행까지 대부분 은행의 본점이 남대문로를 끼고 몰려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은행가의 중심인 명동을 끼고 있는 남대문로 2가 주변에선 더 이상 옛 명성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인수·합병(M&A)으로 많은 은행들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시발점은 2000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으로 새롭게 태어난 한빛은행(현재 우리은행)으로 당시 명동에서 다소 떨어진 회현동에 본점 터를 잡았습니다. 그러면서 한일은행 본점 자리는 롯데백화점이 인수, 명품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남대문로 1가에 위치,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은행을 자랑했던 조흥은행은 신한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되면서 더 이상 한국을 대표하는 시중은행의 본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옛 국민은행 본점 자리에선 아직 통합 국민은행이 ‘명동본점’이란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있지만 국민은행의 실질적인 본점은 여의도에 있습니다. ‘조상제한서’를 대체하는 신규 빅4 은행 중 명동 일대(남대문로)를 지키고 있는 은행은 하나은행이 유일합니다. 나머지 은행은 그야말로 뿔뿔이 흩어진 상황입니다.

그래도 은행본점이 이런저런 이유로 명동에서 조금씩 벗어났지만 여전히 도심에 위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국내외 주요 정부 기관이 자리잡고 있는 지리적 특성상 은행 본점이 도심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관치를 받아온 국내 은행들이 업무협의를 위해서라도 도심지역에 머물 수 밖에 없고,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것도 오랫동안 도심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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