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업그레이드' 성공 해법 찾아라

입력 2011-05-12 15:4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지난해 말 소셜커머스 회사로 옮긴 김민주씨(여.28.서울)는 최근 경력직 채용 공고를 확인하면서 고민에 휩싸였다. 김씨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마케팅회사에 1년 반 근무하다 현재 일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회사로 옮겨왔다.

전 직장은 연봉은 3000만원 대로 동종 업계에 비해 후한 편이었지만 매일 자정까지 야근을 하고도 주말까지 사무실에 출근해야 했다. 김씨는 건강 상의 문제로 회사를 그만두고 소셜커머스 회사로 옮겨온 지 1년을 채워가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이번 직장은 2000만원 초반의 박봉에 단순 업무를 반복하는 업무여서 다시 이직을 계획하고 있다. 김씨는 사회생활을 4년이나 했지만 경력직으로 옮기기엔 뭔가 부족한 듯 보여 선뜻 지원을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씨의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직장 두 곳에서 잘 버티지 못하고 또 옮기려 하느냐’는 주변의 눈초리도 신경 쓰인다. 이력서와 경력직 채용공고를 번갈아 살피던 김씨는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김씨처럼 경력을 버리고 신입으로 지원하는 직장인들은 열명에 여덟명 꼴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직장인의 79%가“경력을 버리고 신입으로 지원해 봤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직업을 아예 다른 업종으로 바꾸려다보니 경력 인정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경력직 채용보다 신입 채용의 수가 훨씬 많고, 보통 경력 이직은 3년의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짧은 경력으로는 지원이 힘들다는 이유도 있다.

한 중공업 회사에서 2년여 근무하고 증권사로 옮긴 이 모씨(29.서울)는 경력을 인정받아 입사했지만 직급은 신입사원이다. 이씨는 중공업회사의 재무관련 일을 했고, 공시와 회계 등등의 업무경력이 있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이씨는 “중공업이라는 산업의 상황을 잘 알고 있고, 2년 간의 근무 경력을 현재 회사(증권사)에서 인정해 줘 입사할 수 있었지만 정작 입사 후 연차는 신입”이라며 “업종을 바꿔 일하고 싶던 꿈이 이뤄졌기 때문에 경력 연차 인정이 안되도 상관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크루트와 이지서베이가 지난 4월 실시한 공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리급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이직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급은 실무에 익숙하고 전문성이 갖춰졌다는 평가를 많이 받아 경력 채용 수요도 많다. 사원급(46.9%)과 과장급(43.9%)도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차장급(32.4%), 임원급(22.2%), 부장급(20.0%)도 경력 이직의 예외는 아니다.

물론 경력 이직을 결심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지난 2010년에는 직장인 10명 중 6명이 이직을 결심했지만 3명 정도만 행동으로 옮겼고 이 중 실제 이직에 성공한 사람은 1명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크루트 설문에 의하면 지난해 직장인의 61.6%가 이직을 결심했지만 실제로 성공한 경우는 12.4%에 그쳤다. '회사 옮겨야지'라고 맘을 먹었지만 정작 입사지원서를 내는 등 직접 시도를 한 사람은 28.6%에 그쳤다. 성공률은 12.4%로 낮아졌다.

이직에 성공한 직장인들은 입을 모아 “우선 기존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입지를 다져 놓은 후 옮겨야 성공한다”고 말한다. 동종 관련업계 사람들과 인맥을 맺고 잘 관리하고, 원하는 일자리에 대해 정보를 꾸준히 모으며 준비해 이직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경력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주변에 지원자를 물어보는 방식(Reputaiton:평판 평가)이기 때문이다.

노골적인 평판 평가를 하는 회사도 종종 있다. 실제로 일반 기업에서 대리까지 일하다 한 공공기관으로 옮긴 김씨(33.서울)은 “그때 확실히 이직이 결정난게 아니었는데 공단 측에서 회사 사람들에게 전화걸어 물어봐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다"며 "나는 다행히 주변 사람들이 좋게 이야기 해주고, 이직에 성공해서 이전 회사랑 껄끄러운게 없었지만 같이 면접봤다가 떨어졌던 사람은 회사에 소문이 나서 좀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경력직 채용은 분야의 전문성을 가장 많이 보지만 조직 융화나 사람들 사이의 평가를 들어보고 조직에 융화할 수 있는가도 중요하게 여긴다"고 조언한다. 경력 채용 소식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5월, 주요 기업 경력채용 공고를 확인하며 확고한 목표와 전략을 세워 이직을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기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옷 어디서 사세요?…사용 만족도 높은 '패션 앱'은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 니퍼트도 눈치 보는 김성근 감독?…"그가 화가 났다고 생각합니까?"
  • "파도 파도 끝이 없다"…임영웅→아이유, 끝없는 '미담 제조기' 스타들 [이슈크래커]
  • 단독 김홍국의 아픈 손가락 하림산업, 6월 ‘논현동 하림타워’ 소집령 발동
  • 마운트곡스發 비트코인 14억 개 이동…매도 압력에 비트코인 ‘후퇴’
  • 나스닥 고공행진에도 웃지 못한 비트코인…밈코인은 게임스탑 질주에 '나 홀로 상승' [Bit코인]
  • 전세사기 특별법 공방은 예고편?…22대 국회 ‘부동산 입법’ 전망도 안갯속
  • 반도체 위기인데 사상 첫 노조 파업…삼성전자, 경영 악화 심화하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590,000
    • -0.98%
    • 이더리움
    • 5,238,000
    • -1.87%
    • 비트코인 캐시
    • 648,500
    • +0.08%
    • 리플
    • 734
    • +0.27%
    • 솔라나
    • 234,000
    • +0.04%
    • 에이다
    • 634
    • +0.32%
    • 이오스
    • 1,125
    • +0.63%
    • 트론
    • 155
    • +0.65%
    • 스텔라루멘
    • 149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400
    • +0.12%
    • 체인링크
    • 26,250
    • +5.21%
    • 샌드박스
    • 624
    • +1.1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