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에 글로벌 車시장도 지각변동

입력 2011-05-02 10:54 수정 2011-05-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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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감산으로 GM 정상회복, 중소형차 전략 앞세운 현대기아차 3위 전망

2008 리먼쇼크 이후 급격한 판도변화를 맞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동일본 대지진 및 원전사고로 인해 다시 한번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산업의 합종연횡이 이번엔 자연재해로 인한 생산차질과 맞물려 전세계 자동차 기업의 순위 변동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합종연횡=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주택담보대출에 부실이 이어지면서 실직자가 늘었고 경기는 빠르게 위축됐다. 미국의 빅3는 파산직전에 몰렸고 고급차 경쟁에 뛰어들었던 유럽 브랜드는 긴축재정과 인수합병에 휩싸였다.

철옹성 같았던 빅3 가운데 크라이슬러는 이태리 소형차 브랜드 피아트에게 합병됐고 포드는 구조조정 속에서 공장문을 닫았으며 GM은 미국정부에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

빅3의 긴축정책은 협력업체의 위기로 이어졌고 파산기업과 실직자가 봇물 터지듯 늘어났다.

이러한 미국발 금융위기는 잠자고 있던 유럽의 재정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포르투갈이 IMF에 도움을 요청했고 그리스 재정위기는 스페인까지 이어졌다.

2008년말 불어 닥친 이러한 글로벌 경제위기는 전세계 자동차 기업의 순위변화를 가져왔다.

빅3가 몰락하면서 일본 도요타는 단숨에 글로벌 톱에 등극했고 중소형차에 집중했던 독일 폭스바겐과 현대기아차는 약진했다. 반면 공장문을 닫고 정리해고에 나선 포드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극심한 경기침체는 소형차, 경제형차의 선호도를 끌어올렸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기업이 한국의 현대기아차다. 전통적으로 작고 경제적인 중소형차 중심의 라인업을 꾸려왔던 덕에 글로벌 경기침체의 효과를 제대로 맛보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가 현대기아차의 제품전략에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후 일본 도요타와 미국 GM, 독일 폭스바겐의 3강 구도가 형성됐다. 그 뒤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현대기아차가 이름을 올리며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 순위는 도요타(841만대), GM(839만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727만대), 폭스바겐(714만대), 현대ㆍ기아차(570만대)의 순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은 또 한번의 판도 변화를 불러왔다.

◇자연재해로 뒤바뀐 글로벌 톱5=사건의 발단은 3월 11일 오전에 시작됐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쓰나미가 엄습했고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 후쿠시마 원전은 마침내 폭파사고를 일으켰다.

지진으로 생산시설에 큰 피해를 입은 일본 자동차 기업은 서둘러 조업재개를 위해 노력했으나 방사능 위험으로 인한 주문 감소까지 이어지는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해 841만대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GM을 제쳤던 일본 도요타의 피해가 예상외로 장기전에 돌입함에 따라 올해 생산량 감소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상대적으로 일본부품 의존도가 낮은 현대기아차와 독일 폭스바겐의 올해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8일 미국 남동부에 거대 토네이도가 발생했다. 도요타는 현지공장에 피해를 입고 조업중단에 들어갔다. 자연재해로 연이은 피해를 맞게 된 도요타 입장에선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반면 같은 앨라배마에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차의 경우 토네이도 피해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도요타는 억세게 운 나쁜 한해를 이어가고 있다.

도요타의 감산과 일본산 부품공급 차질로 인해 글로벌 톱5의 순위는 또 한번 변화를 맞게 됐다.

자가 생산이 늘어난 것이 아닌 경쟁기업의 생산량 감소로 인한 순위 변동이지만 지진 피해의 규모가 크고 복구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 톱5 가운데 독일 폭스바겐과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상대적인 영향력이 적은 상황이다. 이 두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생산량 감소 또는 전략위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미국 GM은 일본 부품기업의 공급부족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고, 대지진 여파의 도요타는 생산량이 650만대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633만대 생산판매 목표를 잡았지만 해외시장 호조로 이를 680만대로 상향 재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GM의 정상회복과 폭스바겐과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톱3가 구성될 가능성도 커졌다.

물론 글로벌 톱3로 등극할 것으로 전망되는 각 기업들에게도 풀어야할 숙제와 리스크는 존재한다.

GM의 경우 유럽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위축돼 있고 자회사인 '오펠' 브랜드 청산이 걸림돌이다. 재정과 생산능력이 탄탄한 폭스바겐은 거꾸로 미국시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폭스바겐은 1200억 유로라는 빚더미에 올라앉은 세아트 브랜드 청산이 풀어야할 과제다.

700만대 생산판매를 눈앞에 둔 현대기아차의 경우 글로벌 품질의 평준화가 해결 과제다. 29일 이재록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1분기 IR을 통해 "글로벌 생산거점이 확대되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품질에 대한 상향평준화는 반드시 풀어야할 향후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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