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계 최고 경제국 지위 박탈 위기...대마불사는 없다

입력 2011-04-19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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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자 GDP 8%로 유럽불량국 수준...달러 국채 안전자산 지위도 위협

세계 최고 경제국을 자랑하던 미국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정적자로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면서 실제 국가신용등급마저 강등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S&P는 이날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낯추면서 2년 안에 의미있는 수준의 적자감축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현재의 최고등급 'AAA'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S&P의 니콜라 스완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 2년이 더 지났지만 미국 정책 결정권자들은 여전히 최근 재정 악화 상황을 어떻게 개선할지, 또 장기 재정 압력을 어떻게 완화할지 등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S&P가 최고등급을 매긴 전세계 17개 국가 가운데 미국이 처음으로 이같은 경고를 받았다는 점에서 실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S&P의 이같은 경고는 천문학적으로 불어나는 미국의 재정적자 때문이다.

2010년 기준 미국의 재정 적자는 1조23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8%에 이른다.

이는 유럽 내 재정 불량국인 스페인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 미국의 재정 지출은 세입의 4.26배에 달해 여전히 '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2배에 달한다.

호주, 스웨덴, 덴마크와 비교하면 4배에 이른다.

등급전망 하향 조정만으로 국제 금융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뉴욕 금융시장에서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2% 가까이 급락했고 대표적인 안전자산 미국 국채 가격도 뚝 떨어졌다.

미국은 재정상황이 어렵긴 해도 기축통화 발행지위국이라는 이유로 금융시장에서 건실한 국가들과 동등한 대접을 받아왔다.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오히려 달러화나 미국 국채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매수세가 늘었다.

위기가 닥쳐도 달러를 무제한으로 찍어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대마불사'의 신화가 작용한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인제공국'인 미국의 신용등급은 떨어지지 않았던 것도 이런 논리가 작용한 영향이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전망등급이 강등되면서 미국이 더이상 세계 최고 경제국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 부여받고 있는 AAA 등급의 빛이 바랜 것은 물론이고 선진국 가운데 요주의 국가로 불명예스러운 낙인이 찍혔다.

특히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면서 위기감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내세워 미국이 누리는 국제사회에서의 지위를 흔들려는 시도를 할 때에도 세계 일류국가라는 자부심을 내세우며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과시했지만 더이상 이러한 위상을 자랑하기 힘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미국이 세계 통화 체계의 중심이라는 지위를 스스로 손상할 위험도 있다"면서 "미국은 S&P의 경고를 분명히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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