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난무하는 학교] - 막말하는 교사...상처받는 아이들(下)

입력 2011-04-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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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언어폭력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사들의 언어폭력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일선 학교의 교사는 물론 사설 학원 및 인터넷 강사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은 교사와 강사의 언어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12일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에 따르면 서울지역 중·고교생 5명 중 1명은(21.0%) 매주 한 차례 이상 교사의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언어 폭력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욕설 및 비속어’가 36.3%로 가장 많았고 인격비하·모욕(24.7%), 성적·외모 등에 대한 차별(18.3%), 가정이나 가족에 대한 모욕(13.2%), 성폭력·성희롱적 발언(5.9%)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밝힌 교사들의 언어폭력 사례를 보면“니네 부모가 모자란 사람이냐”,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쳤냐” 등 부모 비하 발언형과 “너 같은 애는 학교 다닐 필요도 없다”,“하마 닮았다. 살 좀 빼라” 등의 인신공격형 발언도 있었다.

성적 모욕을 주는 교사들도 있었다. 한 남교사는 여학생들에게 “떠들면 자기 입으로 네 입을 막아버리겠다”, “얼굴 못 생기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술이나 팔아라”는 식의 언어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생을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잘못해 합당하게 꾸짖거나 혼을 내는 경우라면 이해하지만, 아이의 외모를 비하한다거나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은 참을 수 없다”며 “만일 우리 아이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학교 차원의 처벌을 넘어서 인권위원회까지 신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초·중·고생의 대표적 학습 콘텐츠인‘인터넷 강의’에서도 강사들의 막말이 심각한 수준 이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과학탐구영역 일타강사로 불리는 김모 강사. 그의 강의는 욕이 빠지면 강의가 진행이 어색할 정도다. 그는 수업에서 “이 문제 개념 모르겠어? 지랄하고 있네..이걸 왜 모르니 왜!”라며 “지금 공부 안해서 낙오되면 그길로 너희는 바로 쓰레기 되는거야. 쓰레기 되고 싶어?"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 강사는 수업중 사용하는 욕설에 대해 죄책감은 커녕, 아이들이 욕을 즐긴다고 전했다.

김 강사는“인터넷 강의 특성상 수업중 종종 지루하거나 늘어질 수 있는데, 인강은 학교처럼 전인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점수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학생들이 수치심이나 모멸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이윤조 상담팀장은 “자존감이 낮은 학생의 경우 교사로 부터 언어폭력을 당했을 때 받는 스트레스는 심할 수 있다”며 “이는 곧 비행으로 연결되거나 반사회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외국의 언어폭력을 규제하는 매뉴얼이 마련 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며“아이들의 잘못된 언어 습관에만 제재를 가할 것이 아니라 교사들의 잘못된 사용에도 기준을 정해 정부나 학교 차원에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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