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금융지주사 회장님께 고함

입력 2011-04-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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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금융부장

국내은행들이 하나같이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은행계 ‘빅4’를 이루는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이 외형성장과 내실다지기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현재 빅4 은행들은 금융지주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회장과 행장간의 분업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금융사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금융지주사는 회장이 모든 권한을 쥐면서 주력 계열사인 은행 행장이 유명무실화되는 곳도 있어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권에 일고 있는 관치금융과 정경유착 의혹을 타파를 위해서도 1인자에게 권력 집중은 지양해야 한다. 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경영은 전문경영인인 행장에게 맡겨야 한다. 낙하산 인사로 불리고 있는 금융지주 회장이 전권을 휘두를 경우 글로벌 은행은 고사하고 다시 퇴보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낙하산 인사논란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하기 보다 정치적 중립을 가지고 100년을 내다보는 장기비전을 가지고 은행을 키워야 한다. 정부의 측근인사나 보은인사로 내려온 경우 정권이 바뀔 때 마다 홍역을 앓게 된다. 내부 직원들도 다음 정권에는 바뀔 인물로 보고 복지부동하는 자세를 가지는 경우도 있어 조직 발전에 저해가 될 수 있다.

단기성과에 급급해 은행권 공동 발전을 저해하는 고객 빼앗기는 없어져야 한다. 금융권의 과당경쟁은 결국 은행권이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은행들의 과당경쟁을 예의주시하며 자제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금융권 내에서도 일부 금융지주사가 외형확대를 위해 영업 경쟁을 하는 것이 너무 심하게 한다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이제 예대마진을 통해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번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은행권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신 성장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또한 사업영역을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 특히 형식상 해외진출이 아니라 현지화를 통한 해외진출이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큰 그림을 그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한데 일부 금융지주 회장이 은행 행장 역할까지 침범하고 있다고 한다. 그럴 시간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한국 경제의 국가경쟁력이 OECD에서 10위권 내외이지만 세계은행 순위에서 50위권 안에 들어가는 국내 은행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 은행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와 같은 은행의 조직과 기업문화로서는 글로벌 은행 도약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보수적 조직문화와 군대 문화에 젖어 있는 금융지주사가 많다. 이러한 문화는 신입사원 연수나 회장 출 퇴근 시간에 직원들이 도열해 군대처럼 큰 목소리로 인사하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 인사를 잘 받는다고 회장이 은행 임직원들에게 존경을 받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군대식으로 무조건 복종해야하고 경직된 상하관계는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나올 수 있다. 조직문화부터 바꾸지 않는 한 글로벌 은행 탄생은 앞으로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고 계열사 대표나 행장들의 독립성을 인정시켜줘야 한다. 전문경영인에게 독립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은 허수아비를 놓고 경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회장이 먼저 사고의 전환과 권력독점 야욕을 버리고 진정한 금융사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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