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재무개선 약정 피하나

입력 2011-04-06 13:25 수정 2011-04-0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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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재무구조 개선 대상에 선정됐던 현대그룹이 올해는 아예 재무평가 대상에서도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권은 현대그룹의 사례로 인해 재계에서 재무상황이 악화하더라도 `버티면 된다'는 식의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어려울 때 자금 수혈을 받던 대기업그룹들이 정작 필요한 구조조정에는 발을 빼고 있어 기업 부실이 금융권으로 전이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들은 올해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 기준을 강화해 약정 체결 대상에 선정된 곳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그룹, 재무약정 피하나…논란

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실적 악화 등으로 재무상황이 악화해 지난해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에 선정됐었다.

현대그룹은 그러나 지난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갈등을 빚으면서, 지금까지 약정 체결을 하지 않았다.

주채무계열(대기업그룹)이란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금감원이 매년 선정하는 금융권 총 신용공여액의 0.1% 이상을 차지하는 그룹을 말한다.

채권단은 매년 4월 대기업그룹의 재무 상태를 평가해 문제가 있는 곳과 약정(MOU)을 맺고 구조조정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는 사전에 구조조정을 추진함으로써 기업 부실이 그룹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채권단과 약정을 맺은 주채무계열은 자산 매각 등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이행 실적을 주기적으로 채권단에 제출해야 한다.

현대그룹은 그러나 지난해 은행권 여신을 대거 상환해 올해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됨에 따라 채권단의 재무구조 평가 대상에서도 빠지게 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단 현대그룹은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된 만큼 올해 채권단의 재무평가 대상에서도 빠진다"며 "원칙적으로는 재무개선 약정 체결 대상도 되지 않지만, 현대그룹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채권단 내부에서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현대그룹이 올해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 하더라도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에 선정된 만큼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군소리 없이 약정을 체결해온 다른 대기업그룹과 형평성이 어긋나는 데다 `버티면 된다'는 식의 인식이 산업계에 퍼져 대기업그룹들이 구조조정에 게을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고 재무상황도 개선됐지만, 지난해 약정 체결 대상에 선정된 것을 무시할 수 없다"며 "과거 한 그룹은 약정을 맺은 이듬해에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지만, 약정 효력이 지속돼 재무개선 노력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채권단, 37개 주채무 계열 `재무평가' 착수

현대그룹 문제와 별도로 주채권은행들은 조만간 37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에 착수키로 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이날 오후 7개 주채권은행들을 소집해 주채무계열 재무구조 심사에 대한 회의를 열기로 했다.

금감원과 주채권은행들은 올해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평가 기준과 방향, 현대그룹 처리 문제 등에 대한 방향을 정하고 바로 재무평가에 착수하기로 했다. 최근 대기업들이 부실 계열사에 대해 나 몰라라 등을 돌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채권단이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평가도 강도 높게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37개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를 평가해 재무상황이 취약한 계열을 대상으로 5월 말까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하고 정기적으로 약정 이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15개 그룹의 주채권은행이고 산업은행(8개), 하나은행(4개), 신한은행(4개), 외환은행(3개), 국민은행(2개), 농협(1개)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그룹 중 현대오일뱅크, 대우인터내셔널, 현대건설 등 3곳은 다른 그룹에 넘어갔고 현대와 애경은 빚이 감소해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계열에서 분리된 대우건설은 새로 선정돼 전체 주채무계열 수는 지난해(41개)보다 4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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